길 잃은 '소형세단'

파이낸셜뉴스       2018.07.30 17:08   수정 : 2018.07.30 17:08기사원문
국내 3개 모델 지난달 판매 모두 합쳐 1000대 겨우 넘어
소형SUV 등으로 수요 이탈 GM 아베오 연내 단종할 듯



소형세단이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준중형 세단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이탈해 판매량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 엑센트, 한국GM 아베오, 르노삼성 클리오 등 국내 자동차 3사의 소형세단 3개 모델을 다 합쳐 판매량이 1000대를 겨우 넘겼다.

모닝, 레이, 스파크 등 경차 3총사와 비교하면 10%에 불과한 시장규모다. 판매부진으로 모델 수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기아차 프라이드에 이어 연내 한국GM이 아베오 단종에 나설 것으로 보여 향후 소형세단이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잿빛 전망이 많다.

■경차 10대 팔때 소형세단 1대 판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엑센트, 아베오, 클리오 등 소형세단의 총 판매대수는 전달 대비 5.9% 줄어든 1082대에 머물렀다. 모델별로는 엑센트 519대, 아베오 14대, 클리오 549대 등이다. 지난 5월 소형차 부활의 기대를 안고 한국에 상륙한 클리오는 한달 만에 판매대수가 27.4% 감소했다. 상반기 3개 모델의 판매대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신차 클리오를 제외한 엑센트, 아베오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326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806대)에 비해 14.1% 감소했다.

차급이 한 단계 낮은 경차와 비교해도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달 기아차의 모닝(4898대), 레이(1969대)와 한국GM 스파크(3850대) 등 경차 판매대수는 1만717대로 소형세단의 10배가량이다. 경쟁 차종인 스토닉, 코나, 티볼리 등 소형 SUV의 지난달 판매량 9197대와 K3, SM3, 크루즈, 아반떼 등 준중형세단 1만852대와 비교해도 소형세단 시장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프라이드' 이어 '아베오' 단종수순

업계에선 국내 소형세단시장이 사양길로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완성차업체들의 단종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형차의 '대명사'로 불리던 기아차의 프라이드는 내수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생산중단과 함께 판매시장에서 사라졌다. 프라이드가 국내에서 단종된 것은 1987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30년 만이다. 다만 멕시코 공장에서 해외 전략형 모델 '리오'로 생산돼 수출만 유지되고 있다.

한국GM '아베오'도 국내시장에서 단종 수순에 들어갔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2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7%나 급감했다. 올 들어 월평균 판매대수는 45대로 생산비용이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저조한 판매량으로 자체 프로모션에서도 빠져 있는 등 사실상 방치 상태다. 이 때문에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대상 1순위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한국GM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올 4·4분기에 아베오가 단종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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