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때리는 인도 모디 정부, 루피 가치 휘청

파이낸셜뉴스       2018.11.01 15:56   수정 : 2018.11.01 15:56기사원문

인도 루피가 지난달부터 격렬해진 정부와 중앙은행간의 드잡이로 인해 휘청이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물가상승과 악성 부채 해결을 위해 금리를 올려 돈줄을 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년에 총선을 앞둔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RBI의 긴축정책을 막기 위해 특별조치까지 검토중이라고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루피 가치는 지난달 31일에 달러당 74.085루피를 기록해 전일 대비 0.58% 하락했다.

루피 가치는 지난달 26일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약 1주일간 1.2% 하락했다.

인도 루피 가치는 올해 들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안 등으로 인해 약 15% 떨어졌다. RBI는 지난 6월, 루피 가치 하락에 유가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4년 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지난 8월에도 6.5%로 금리를 올렸다. 아울러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내 악성 금융 부채는 전체 11.6%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브라질(3.6%)의 약 3배 수준이다.

그러나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경기부양을 위해 대출 기준을 낮추고 시장에 돈을 풀라며 RBI를 압박해 왔다. 이에 비랄 아차르야 RBI 부총재는 지난달 26일 뭄바이 연설에서 2010년 아르헨티나 위기를 예로 들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위협은 잠재적인 재앙이다"고 경고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연설 후 닷새 뒤에 모디 정부가 여태껏 발동한 적이 없던 규정을 이용해 정부가 중앙은행에 직접 지시를 내리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미 CNBC방송은 같은날 관계자들을 인용해 우르지트 파텔 RBI 총재가 정부와 충돌로 인해 사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이날 늦게 성명을 내고 "중앙은행의 자치권은 필수적"이라며 "인도 정부는 이를 배양하고 존중해 왔다"고 해명했다.


모디 정부가 중앙은행과 싸운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RBI 총재에 취임했던 라구람 라잔은 긴축 정책으로 물가 및 외환 시장 안정을 달성했으나 모디 정부에서 경기부양 및 금리 안하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연일 비난받다 결국 연임을 포기했다. 2016년에 취임한 파텔 총재는 처음에는 모디 정부를 지지했지만 걷잡을 수 없이 오르는 물가에 긴축정책으로 기울어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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