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찬
파이낸셜뉴스
2018.11.12 17:09
수정 : 2018.11.12 17:09기사원문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다.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눈에는 그렇다. 그러나 나 또한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사실 익숙한 풍경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인색하다. 서울 풍경은 너무 익숙해 평가를 덜 받았던 셈이다.
그런 편견이 어느 때부터인가 조금씩 바뀌었다. 서울을 둘러싼 산과 구릉 그리고 갖가지 건물들과의 조화, 예전에 그 외국인이 얘기한 서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일까.
특히 늦가을, 서울의 모습은 어떤 계절보다 최고다.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정취는 서울을 한껏 아름답게 치장한다. 요며칠 전 단풍구경 한번 해보자며 집을 나섰다. 멀리 떠날 입장은 아니어서 가까운 곳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한양도성 순성길'이었다. 전체 길이가 약 18.6㎞, 6개로 나눠진 구간 중 청와대 뒷길인 백악구간을 구경 삼아 쉬엄쉬엄 걷기로 했다. 윤동주기념관과 거의 붙어있는 한양도성 창의문부터 대학로 인근 혜화문까지 4.7㎞가 백악구간이다. 그 길이 온통 가을색으로 물들어 감탄을 자아냈다.
어느 한 곳이랄 것도 없다. 손에 잡힐 듯한 북한산의 기암과 그 사이에 옹기종기 자리잡은 마을, 가파른 북악산과 사방으로 뻗은 산세 그리고 오래된 성곽을 물들이는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가는 길 내내 이어졌다. 이것만으로도 서울, 특히 서울의 가을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굳이 산을 찾을 필요도 없다. 동네 골목길 돌아 큰길로, 이 건물 지나 저 건물 사이에서도 서울의 정취는 물씬 묻어난다. 습관처럼 시간만 나면 해외여행을 떠나기보다 우리가 가진 아름다움을 먼저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은 손꼽힐 정도로 아름답고, 특히 눈부신 가을을 가졌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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