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요청에도.. 길어지는 ‘北의 침묵’

파이낸셜뉴스       2018.11.27 17:31   수정 : 2018.11.27 17:31기사원문
제재완화·경협 묶인 상황.. 비핵화 압박에 대한 불만
실무회담 꺼리는 이유는 정상간 통큰 합의 선호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빅이벤트들이 줄줄이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의 침묵이 길어져 궁금증을 자아낸다.

미국의 북.미고위급회담, 실무회담 요청뿐 아니라 우리측이 원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관련 북한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는 이유는 북미간 비핵화.제재완화 물밑접촉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질적인 대북제재 완화나 경협은 꽁꽁 묶인 상황에서 비핵화 압박만 높은데 대한 북한의 불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와 미국 독제재재 면제로 남북 철도 공동조사가 가능해졌지만 아직 실질적인 착공이나 경협으로 이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북한은 실무회담에서 사찰.검증 등 세세한 논의보다는 정상간 톱다운(top-down) 방식의 통큰 합의를 선호하고 있다.

■美 거듭된 요청에도 北 묵묵부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남북 철도연결 공동조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제재 면제 요청 허가를 확인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7일 밝혔다.

미국은 최근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를 비롯해 내년 3~4월 독수리훈련 축소 등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북측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대북제재 완화 요구에 미국은 일언반구 없이 회담만 하자고 하니까 북한이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G20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중재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시하고, 대북제재 완화 조건 언질을 받아 대북 특사 등으로 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선 성의있는 조치를 내놨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 북한 움직이긴 미흡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독수리훈련 축소는 자신들이 핵.미사일 실험을 안하는 대가 정도로 볼 수 있다. 또 남북 철도 공동조사는 가능하지만, 착공은 아직 막혀있어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고 봤을 수도 있다.

■"北 정상간 통큰 합의 선호"

북한이 실무회담을 꺼리는 이유는 또 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큰 결단을 내릴 수 있게 정상간 합의를 선호한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톱다운 방식으로 비핵화와 제재완화가 진전되길 바라고 있다. 북미 실무자들이 만나면 '사찰.검증을 어떻게 하나', '기간은 언제로 정하냐' 등 세세한 부분을 협의해야 하는데 북한 체제 특성상 실무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의 협상전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실무회담을 최소화하고 지도자간 신뢰구축을 통해 커다란 진전을 이루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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