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충남 태안의 한 펜션에서 5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5시50분께 태안군 근흥면의 한 펜션에서 A씨와 B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펜션 베란다 욕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2박 3일 일정으로 지난 24일 펜션에 투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견 당시 베란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욕조 옆에는 바비큐 그릴과 불판 등 취사도구가 놓여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가스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3일 부여의 한 캠핑장에서도 텐트 안에서 가스난로를 사용하던 50대 부부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번 주에만 충남에서 비슷한 사고로 4명이 숨지는 등 밀폐된 공간에서의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유출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특히 크기가 작은 가스 난로나 숯불이라 하더라도 밀폐된 공간에서는 치명적인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텐트 내부에선 가급적 침낭을 사용하고 불가피할 경우 지속적인 환기와 함께 감지기를 사용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망을 일으키는 중독물질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무미의 비자극성 가스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망을 일으키는 중독물질 중 가장 흔하다.
일산화탄소 중독 시 초기엔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을 느끼다가 구토와 호흡곤란, 손발 저림, 전신 쇠약 등 증상으로 악화한다.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 혈액에 있는 헤모글로빈(혈액소)과 급격히 반응하면서 산소 순환을 방해해 의식을 잃고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주로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다. 실내의 경우 보일러와 난로 연통 틈새나 조리용 가스레인지 등에서 누출되며, 야외는 텐트나 차량 내부에서 조리용 숯, 부탄가스를 이용한 난로·온수 매트를 이용하다가 일어날 수 있다.
겨울철이나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보온을 위해 출입구를 완전히 닫는 경우가 많은데, 환기가 되지 않으면 일산화탄소 농도는 급격히 높아진다.
대부분 증상이 비특이적이므로 다른 질환과 감별이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폐쇄된 공간에서 장시간 불을 사용해 조리하거나 전열 기구를 오래 틀어놓은 후 두통이나 몸살 기운이 생긴다면 가까운 병원을 가봐야 한다.
지연성 신경학적 후유증..예방 위해선 환기 필수
일산화탄소 중독의 가장 큰 후유증은 ‘지연성 신경학적 후유증’이다. 급성기 치료가 끝나고 2~40일간 증상 없이 의식이 명료한 기간을 가진 후에 인지기능 저하, 기억상실, 파킨스니즘, 마비, 무도병, 행위 상실, 인식 불능, 기억장애, 보행장애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기'가 필수다. 잠들기 전 불씨가 꺼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남은 불씨는 모래를 덮거나 물을 뿌려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순천향대학교 한상수 응급의학과 교수는 “일산화탄소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랫동안 전열기구를 틀어야 한다면 자주 환기하기 △폐쇄된 공간에서 불을 사용하는 조리 피하기 △가스보일러 배기통에 찌그러진 곳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기 △가스보일러나 온수기 등을 환기가 잘 되는 곳에 설치하기 △일산화탄소 감지 경보기 설치하기 등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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