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현 "배드민턴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로서 큰 영광"
뉴스1
2019.02.28 15:33
수정 : 2019.02.28 15:33기사원문
한국 배드민턴 단식 최초 'BWF 명예의 전당'
방수현은 2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명예의 전당은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에게 주는 상"이라며 "운동선수로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방수현은 BWF로부터 본인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BWF는 오는 5월23일 중국 난닝에서 열리는 BWF 연례 대의원 만찬회에서 헌액식을 개최하는데 방수현은 BWF 측에 참석 의사를 전했다.
BWF 명예의 전당은 배드민턴 발전에 공헌한 인물에게 입성을 허용하며 한국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것은 2012년 하태권(44) 이후 7년 만이다.
단식 선수 출신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명예의 전당에 오른 한국 선수는 총 8명인데, 이들 모두 복식 선수 출신이다.
2001년 박주봉(55)을 시작으로 2002년 김문수(56), 2003년 정명희(55)·정소영(52), 2009년 김동문(44)·라경민(43)·길영아(49), 2012년 하태권이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복식 종목이 유독 강한 한국에서 단식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특히 세대교체로 침체기를 맞이한 배드민턴계에 방수현의 수상은 모처럼 희소식이기도 하다.
방수현은 "그동안 단식 종목에서 눈에 띄는 기량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었으나 메달을 따는 선수들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단식 종목이 재조명받아 대표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선수들이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방수현은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자단식 은메달을, 4년 후인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대표팀 은퇴 선언을 한 그는 1997년 당시 대교눈높이 배드민턴팀으로 복귀해 2년여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03년 코치 겸 선수로 잠시 활약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남편, 두 자녀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방수현은 종종 한국으로 들어와 굵직한 대회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배드민턴 해설을 맡았다.
2005~2009년 BWF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이사를 재임해야 하는 시기에 둘째가 태어나서 이사직을 포기하고 그때부터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를 떠난 지 오래됐음에도 명예의 전당이라는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방수현은 말했다.
은퇴 이후 최소 5년이 지나야 후보 자격이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은 선수 시절 올림픽, 세계선수권, 전영오픈 등 메이저대회 성적 포인트가 가장 중요시된다. 방수현은 세계선수권 대회를 제외하고 올림픽, 전영오픈 등 주요 대회를 휩쓸었다.
방수현은 역대 명예의 전당 수상자인 선수들과도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는 "라경민, 김동문과는 자주 연락하고 길영아도 한국에 가면 종종 만난다"며 "박주봉 감독님은 일본에 계시지만 가끔 안부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단식 선수들의 기량이 한껏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방수현은 "내가 배드민턴을 한창 할 때와 세대가 바뀌었다. 운동만 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면서도 "운동은 피땀 흘리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오지 않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운동 자체를 즐기면서도 목표의식을 갖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