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보잉 737맥스 금지했는데 美 연방항공청 "안전 문제 없다"
파이낸셜뉴스
2019.03.13 17:01
수정 : 2019.03.13 17:01기사원문
美 승무원·승객 불안감 호소 소비자단체 "교통부 감독 안해"
보잉 737맥스 기종 운항금지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까지 동참하면서 370대 이상에 족쇄가 채워졌다. 그러나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 기종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은 737맥스 기종을 계속 운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일부에서는 737맥스 대란이 미국 교통부와 교통부 산하 FAA의 '복지부동'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737맥스 운항금지, 전방위 확산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지난 10일 에티오피아에서 이 기종이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뒤 FAA와 보잉의 '이상무' 판단에도 불구하고 737맥스 운항금지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11일 중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가 운항을 금지했고, 일부 중남미 항공사들이 동참했다. 12일에는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인도가 운항금지에 동참했다. 캐나다 항공당국도 관련내용을 점검 중이라면서 운항금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로 737맥스 제작사인 보잉뿐만 아니라 FAA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항공기사고, 안전 등과 관련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누리고 있는 FAA의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전 세계 항공대란을 부르고 있는 이번 사태로 FAA의 신뢰와 보잉의 명성에 금이 갔음을 뜻한다.
각국 항공당국은 미국에서 제작된 항공기와 관련한 문제에서는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FAA의 지침을 따랐지만 이번에는 FAA가 "항공운항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737맥스 기종에 대해 잇따라 운항금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오랜 기간 FAA와 호흡을 맞추며 긴밀히 협조했던 EUASA의 이탈은 FAA에 상당한 충격이 될 전망이다. EU는 737맥스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전 세계 승객·승무원의 글들로 소셜미디어가 도배되는 가운데 FAA와 결별했다. 미국에서도 항공사 승무원들이 맥스 기종 탑승에 우려를 나타내며 운항금지를 촉구했고, 승객들 역시 크게 불안해하고 있지만 FAA는 아직 요지부동이다.
■신뢰 금간 FAA-복지부동 교통부
WSJ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 시절 느슨해진 미국 항공규제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의회에서 최소 좌석크기 규제부터 조종석 보호를 위한 이중보호막 등에 이르기까지 35가지 사항에 대해 교통부에 해결방안을 만들 것을 지시했지만 교통부로 넘어간 이들 의회 지시사항은 잠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사고 핵심 담당부서인 교통부 산하 FAA는 1년2개월 동안 청장이 공석이고, 승객들이 이착륙할 때 계류장에 3시간씩 묶이는 이착륙 지연은 지난 2년간 2배가 늘었다.
그렇지만 미국 주요 항공사들에 대한 벌금 부과는 이 기간 88% 급감했다. WSJ은 일레인 차오 장관의 교통부가 승객들에게 중요한 수많은 문제들을 수수방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들은 교통부가 '투명인간'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미소비자동맹 부총재인 존 브리열트는 "제대로 된 감독과 규제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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