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를 '선택'하는 여성들.. 월경 억제 시술 괜찮을까?

파이낸셜뉴스       2019.04.03 14:01   수정 : 2019.04.03 14:08기사원문
'생리 억제 시술' 콘텐츠 증가…관심 높아져
생리도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 있지만 부작용 우려도…
산부인과의사회 "안정성 검증된 시술…여성 건강 스스로 지켜야"



'생리 억제 시술'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생리도 자신이 선택할 권리라는 주장 제기되는 한편, 체내에 기구를 삽입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반응도 있었다.

최근 유튜브와 SNS 등에는 생리 억제 시술의 일종인 '호르몬 루프'에 대한 콘텐츠가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생리를 안 하는 법' 등의 제목으로 한 두 달 사이에 집중적으로 올라왔다.

2월 1일에 올라온 '저 이제 생리 안 합니다'라는 시술 후기는 두 달 만에 조회수 260만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28일에 올라온 '생리 쉽게 끊을 수 있을 줄 알았니'라는 제목의 영상은 5일 만에 조회수 12만을 넘겼다. 생리 억제 시술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호르몬 루프'는 자궁 내에 호르몬을 분비하는 루프를 삽입해 자궁 내막의 성장과 배란을 억제하는 시술이다.

소위 '월경 중단 시술'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월경이 멈추기보단 생리량이나 기간이 상당 수준 감소하는 게 보통이다. 한 번 루프를 삽입하면 5년 동안 효과가 지속되고, 루프를 제거하면 가임능력이 회복된다.

호르몬 루프는 주로 피임과 생리통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시술 후기를 남긴 한 유튜버는 "생리통이 너무 심해 약도 먹고 치료를 받아봤지만 낫지 않았다"며 "생리를 하면 일을 전혀 못하다보니 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해당 시술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술 후 2주일이 지났는데 하혈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 부정 출혈이 사라진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며 "사람에 따라 시술이 잘 안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잘 알아보고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술 받은 지 한 달 반이 됐다는 또 다른 유튜버는 "생리를 하고 싶지 않아서 시술을 받는다고 하니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라며 "피임이 목적이라면 시술을 권하면서 자이의 생리를 선택하는 용도라면 별로라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부작용이 있거나 무월경이 안 올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시술을 선택할 수 있지 않나"며 시술에 대해 "내 몸을 스스로 선택하는 기분"이라고 후기를 남겼다.

생리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거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생리 억제 시술 경험이 있다며 댓글을 단 누리꾼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랑은 안 맞았다. 6개월 동안 매일 생리했고 생리통이 없던 사람인데 시술 후로는 참을 수 생리통에 시달렸다"며 "부작용만 없다면 좋겠지만 나처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술 11개월만에 기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또 호르몬 루프 시술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30대 여성 A씨는 "생리를 안 할 수 있다면 정말 편하긴 하겠지만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든다"며 "평생 해왔던 생리를 장기간 억제한다고 하니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호르몬 루프는 부정 출혈과 피부트러블,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영신 공보이사는 호르몬 루프의 안정성은 이미 입증됐으며 치료가 목적이라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시술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이사는 "3개월 안팎의 적응 기간 동안 부정 출혈이 있을 수 있지만 우울증과 피부트러블 등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호르몬 루프는 오랜 기간 연구와 논문을 거쳐 안정성이 입증된 시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은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피임이 필요하거나 생리통을 줄여야 한다면 시술하는 게 맞다. 생리통도 심하면 질환이고 억제하는 것에 대해 막연히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궁근종과 선근증, 과다출혈 등 심한 사람은 호르몬 루프에 대해 보험을 적용 받을 수 있다"며 "여성 의사조차 피임할 때 시술받는 경우가 많고 지인에게도 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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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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