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근로자에 갱신기대권 있지만 고령에 일 위험하면 재계약 안될수도"
파이낸셜뉴스
2019.04.10 16:56
수정 : 2019.04.10 16:56기사원문
60세 이상 고속도로 청소근로자 계약해지 부당 소송냈지만
法 "사측 판단 이유 합리적"
고령의 기간제 청소근로자들이 나이를 이유로 재계약을 거부한 회사에 부당해고라고 했지만 법원은 회사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기간제 근로자에게 계약 '갱신 기대권'은 존재하지만 청소업무 특성상 회사가 나이를 고려한 건 합리적이라고 봤다.
'갱신 기대권'이란 일정 시점까지만 일하기로 근로계약을 한 기간제 노동자라도 계약갱신을 기대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해고(계약해지)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은 법률적 권리다.
■"갱신 기대권 있는데 회사가 거절"
A업체는 2015년 7월부터 9월까지 서울과 경기 파주 사이 고속도로 청소용역업무 계약을 근로자 18명과 체결했다. 이후 2015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한 번 더 계약을 맺었다. A업체는 2017년 5월쯤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같은 해 6월 계약이 종료된다고 통지했다.
근로자들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모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했다. 위원회는 A업체 통지가 근로자들 갱신 기대권이 존재함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갱신을 거절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재심에서 같은 판정을 했다.
기간제법은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다. 2년을 초과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무기계약직)로 간주하는 규정을 둔다. 2년이 지난 근로자에게 갱신 기대권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만 55세 이상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하는 경우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A업체는 근로자들에게 갱신 기대권이 없다고 소송을 냈다. A업체는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자 연령이 정년을 초과한 점, 기간제법상 55세 이상인 경우 2년 이상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을 들어 부당해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갱신 기대권 인정되지만…"
법원은 근로자들이 주장한 갱신 기대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이 A업체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년인 60세를 초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 갱신 기대권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원은 갱신 기대권이 존재해도 업체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청소용역 업무 중 2차례 고령 근로자들이 사고로 사망한 점도 감안했다.
재판부는 "고속도로 청소용역 업무 특성상 높은 사고 위험성이 존재한다. 고령 근로자는 위험 상황에서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A업체가 갱신 여부를 정함에 있어 근로자 연령을 고려한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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