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고딩'이 잠실 롯데월드서 감탄한 이유는?
뉴스1
2019.04.26 07:10
수정 : 2019.04.26 10:55기사원문
뉴트로 감성으로 꾸민 공간 보고 “한국만의 복고” 열광
오는 6월23일까지 '뉴트로 감성' 봄축제 '개화기' 진행
[편집자주]"이봐, 해봤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 회장의 유명한 명언입니다. 세계 최대 조선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주변에서 만류하자 생전 그는 이처럼 촌철살인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해보지 않고 논할 수 없고, 해보지 않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당장 해봐(Just do it)" 정신은 "발로 뛰어 취재하라"는 기자 정신과도 사실 비슷합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정 회장의 기상 같은 야심찬 기사를 쓸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해보고, 가보고, 입어보고, 먹어본 경험을 토대로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와우, 완전히 다른 세상이 열렸어요!"
노르웨이 고교생인 프릭 듀크포스(17)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그는 '그럴싸진관'에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연신 찍었다. 그의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가 향한 곳으로 기자는 시선을 옮겼다.
골동품처럼 고풍스러운 텔레비전이 놓여 있었다. 일명 '따르릉 전화기'라 불리는 붉은색 다이얼 전화기도 보였다. 큼지막한 문구들이 1960년대 유행한 팝아트 작품처럼 형형색색 도드라졌다. 듀크포스는 "이처럼 한국만의 이색적이고 신선한 복고 감성이 있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뉴트로 열풍, 놀이기구에도 상륙…'그때 그시절' 감성
그럴싸진관은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4층에 들어선 공간이다. 이름 그대로 사진관처럼 꾸민 공간으로 '복고 감성'을 물씬 풍긴다. 듀크포스는 지난 17일 어머니·친형 등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서울에 사는 한국인 외할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는 마치 숨은 명소를 발견한 것처럼 이날 '복고 체험'을 즐거워했다.
듀크포스는 "유럽에도 북고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국만의 복고 감성이란 게 있는 것 같다"며 "한국 복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정겨우면서 아기자기한 느낌"이라는 나름의 평도 내놨다.
'한국인만의 복고'는 이른바 '뉴트로(Newtro)'로 명명된다. 올해 메가톤급 소비 트렌드 역시 뉴트로다. 10∙20∙30대가 복고식 소품·패션·인테리어 등에 열광하며 소비하는 현상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챙이 동그란 중절모와 펄럭이는 긴 코트, 촌스러울 정도로 화사한 메이크업 등 예스러운 모습에 젊은 세대는 환호하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지난달 9일부터 '뉴트로' 콘셉트의 봄 축제를 선보였다. 오는 6월 23일까지 107일간 열리는 이 축제의 이름은 '개화기'다. 흐드러지게 봄꽃이 피는 시기(開花期)라는 의미가 여기에 담겼다.
어드벤처는 '인생샷 명소'로 꼽히는 '그럴싸진관'도 이에 맞춰 새단장했다. 축제 기간 롯데월드 야외 놀이시설 '매직 아일랜드' 곳곳도 뉴트로 감성으로 꾸며 관람객을 맞이하는 중이다.
매직 아일랜드 초입 다리 '캐슬로'를 건넌 관람객들은 '그때 그 시절'을 마주한다. 한복집, 가배집(카페), 음반점, 양장점, 전차, 인력거, 정류소 등 '1900년대식' 시설이 주변에 가득하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2층 '픽시매직 살롱'에서는 개화기 콘셉트에 맞춤한 '의상'을 대여해주고 있다. 1900년대 사교장에서 볼 수 있던 줄무늬 양장(洋裝)을 떠올릴 만한 의상들이다.
◇"시간 여행 떠나는 기분…옛것이 더 개성있고 고급스러워"
봄축제 백미 장소는 3층 규모 시설 '호텔 캐슬'이다. 호텔 캐슬은 롯데월드가 매직아일랜드의 '상징'이었던 매직캐슬 내부를 재단장해 조성한 공간이다. 과거 잠실에 최초로 지어진 서양식 호텔 콘셉트로 꾸며졌다. 매직 아일랜드에 들어서는 순간 중세시대 성을 쏙 닮은 '호텔 캐슬'을 볼 수 있다. 호텔캐슬은 매직 아일랜드 입구에서 도보로 3분이면 닿을 수 있다.
'호텔 캐슬' 1층은 로비, 2층은 테마 객실, 3층은 라운지 바로 구성됐다. 1층 데스크에서는 샹들리에 장식이 은은하게 빛난다. 2층 객실에서는 화려한 꽃무늬 벽지와 고급스러운 화장대가 눈에 띈다.
3층 라운지 바는 누아르 영화의 낭만적인 한 장면을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이다. 젊은 방문객들은 라운지 바에 놓인 피아노로 즉석 연주를 하곤 했다. 연세대학교 의예과에 재학 중인 김용호씨(가명·20)는 동갑내기 여자친구 앞에서 재즈 선율의 음악을 멋들어지게 연주했다.
마주보는 두 사람을 향해 무대 조명이 환하게 비췄다. 김씨는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며 "꽃구경하러 롯데월드에 놀러왔다가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의 경우 하루 수천명이 라운지 바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운지 바에 있던 대학생 채수지씨(21)·윤현주씨(21)는 신기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인터뷰 요청을 하자 '까르르' 웃던 이들은 "이곳처럼 옛날식 소품과 인테리어가 오히려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느낌을 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미숫가루 등도 판매…'시각적 효과' 더 필요 의견도"
롯데월드는 복고 의상을 입은 연기자들과 사진 찍는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 '낭만 산책'도 진행하고 있다. 미숫가루·슬러시·김치전 등 뉴트로 감성의 식음 메뉴도 판매 중이다.
매직 아일랜드 주요 놀이시설·식음점·상품점 간판도 예스러운 한글 간판으로 바꿨다. '박치기쾅쾅' '고슷흐 하우스 귀신-댁' '벼랑 끝 의자' '별밤 급행열차' 등 복고 감성의 한글 명칭이 눈에 띄었다.
다만 롯데월드의 다른 뉴트르 콘셉트 공간과 달리 놀이기구 간판에 대한 이용객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신선하고 재밌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시각적 효과가 다소 부족한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유이용권만 있으면 출입할 수 있는 '그럴싸진관'과 '호텔 캐슬'의 경우 호평 일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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