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에 울고웃는 시멘트 해안사 "해운역량 강화해 실적 개선"

파이낸셜뉴스       2019.05.08 17:26   수정 : 2019.05.09 16:14기사원문



선박으로 제품을 운송하는 시멘트 해운사가 바닷길을 정비하며 실적 반등을 노린다. 해운역량을 강화해, 건설경기 부진 등 대외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멘트업계는 공장 위치에 따라 내륙사와 해안사로 나뉜다.

동해안 등에 인접한 해안사는 쌍용양회(동해), 삼표시멘트(삼척), 한라시멘트(옥계) 등으로 물량 대부분을 선박으로 나른다. 충북 단양(한일·현대·성신양회)과 제천(아세아시멘트)에 있는 내륙사는 트럭과 철도를 활용해 육송한다.

8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멘트 해운사인 쌍용양회,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의 올해 1·4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공시를 완료한 쌍용양회의 경우 지난 1·4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15억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5% 올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369억3100만원, 당기순이익은 134억8100만원으로 각각 10.79%, 12.14%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삼표시멘트다. 삼표시멘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매출액 5766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14.1%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89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한 분기 만에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실적 개선의 원인으로 삼표시멘트의 고질적인 리스크였던 '선박 문제' 해결이 꼽힌다. 삼표시멘트의 전신인 동양시멘트는 지난 2012년부터 협력업체에게 선박을 임대 받아 운송해 왔다. 그러나 삼표그룹 인수 후 재계약이 틀어지면서 시멘트 물류 운송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표시멘트는 지난해 450여억원을 들여 선박 3척을 구매했다. 회사가 전용선 구입에 쏟아 부은 돈은 2016년부터 약 1200억원. 지난해까지 확보한 시멘트 운반 전용선은 9척으로,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2척의 운송선을 추가 투입해 총 11개의 운송선을 운용할 계획이다. 해운사 중 가장 많은 선박을 갖고 있는 쌍용양회(12척)과 맞먹는 해운역량을 갖추게 된 것이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 부진의 빌미가 됐던 물류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고 흑자 전환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아세아시멘트의 계열사에 편입된 한라시멘트는 '해외시장 개척'을 올해 중요한 시장 전략으로 삼았다. 건설경기 둔화에 선제적 대응으로, 지난해 말부터 중남미와 동남아 국제입찰에서 100만여t에 이르는 클링커(시멘트 반제품) 수출 계약을 따내는 등 전략지역인 남미와 동남아에 계획된 물량 대부분을 계약 완료했다.

이미 지난해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40% 증가하면서 자신감이 오른 상태다.
국내외 시장 상황이 좋아지며 한라시멘트의 1·4분기 실적도 전년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시멘트 관계자는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던 칠레, 페루, 콜롬비아와 필리핀 등의 기존 거래처와 더불어 중국 내 신규 거래처 등으로의 수출을 이뤄낸 데 따른 성과"라며 "내수 시장의 추가 감소에 대비해 기존 거래처에 대한 수출 물량 증대를 추진하고 안정성이 확보된 신규 거래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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