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먼지의 비밀을 풀다

      2019.05.09 08:14   수정 : 2019.05.09 08:14기사원문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우주 먼지는 죽어가는 별에서 생겨 새로운 별의 탄생을 유발하고 지구와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 기본 재료가 된다. 이런 우주 먼지를 연구하면 별의 탄생 및 소멸 과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초신성이 폭발할 때나 무겁고 젊은 별에서 나오는 강한 빛에 의해 우주 먼지가 쪼개질 수 있다는 새로운 원리를 발견했다.

해당 연구는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5월 6일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우주 먼지는 별과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성풍을 유발한다. 또 이산화탄소와 물 심지어 유기 분자도 우주 먼지 표면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이 풀지 못한 비밀 중 하나는 초신성, 킬로노바, 무겁고 밝은 별, 블랙홀 강착원반 근처 등 강력한 광원 주변에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먼지 알갱이가 이보다 훨씬 큰(수백 나노미터 크기) 알갱이에 비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특이 현상은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다.

연구에 따르면, Ia형 초신성의 초기 단계 관측을 통해 강한 광원 근처에 놓인 우주 먼지는 그 빛의 압력을 받아 마치 바람개비가 회전하듯이 초당 10억 바퀴에 이를 정도까지 엄청나게 빠르게 회전하게 되고, 그 회전에 의한 원심력이 먼지의 최대 인장강도보다 더 세지면 먼지가 부서지게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복사 회전에 의한 먼지 파괴’(Radiative Torque Disruption)라 명명했다. 이 메커니즘을 초신성이나 킬로노바, 무겁고 젊은 별 주변에 존재하는 먼지에 적용하면 다양한 천문 현상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

중력파 검출로 널리 알려진 킬로노바나 우주의 가속 팽창을 입증하는데 활용된 초신성에서 나오는 강력한 빛에 의해 그 주변의 먼지가 부서져서 작은 먼지가 된다. 연구진은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킬로노바나 초신성 주변 반경 수 광년 정도의 범위에서 생기는 것을 밝혔다. 반면, 밝고 무거운 별이 천여 개 모여 있는 별 탄생 영역에서는 먼지가 부서지는 영역이 반경 수십 광년 범위로 형성되는 것을 밝혔다.


이 연구를 이끈 한국천문연구원 티엠 황(Thiem Hoang) 박사는 “195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퍼셀(Edward Purcell)이 1979년 발표한 논문에서 ‘우주 먼지는 원심력에 의해 쪼개질 수 없다’고 결론지었지만, 우리 연구는 먼지가 강한 광원 근처에 위치한다면 작게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메커니즘을 통해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우주의 많은 퍼즐들을 풀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안상현 박사와 이혜승 박사는 “작은 먼지는 짧은 파장의 빛을 더 잘 흡수하고 산란해 그 양과 내부 분포가 초신성이나 최초 은하의 밝기에 영향을 준다.
우리의 연구는 초신성을 이용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측정할 때나 우주 최초의 은하 및 다양한 천체 연구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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