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기도 버거운데.. “아이 왜 없냐고요?”

파이낸셜뉴스       2019.05.25 08:59   수정 : 2019.05.25 08:59기사원문
딩크족 선언하는 부부 늘어나
경제적, 양육의 부담 호소..."내 아이의 미래가 나보다 행복할까"
전문가 "부담감 커...이기적이라는 비판 삼가야"



[편집자주] ‘시선을 끌다 이목을 끌다.’ 생각해볼 만한 사회 현상을 가져와 시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봅니다.

“결혼했으면 아이는 낳아야지”

“저희 둘도 힘든데...아이는...”

최근 SBS 예능에서 한 부부가 언급한 ‘딩크족’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했다.

의도적으로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뜻하는 이른바 ‘딩크족’이 시선을 끌고 있다.



■ 아이 없는 맞벌이 부부 ‘딩크족’ ↑

‘딩크족’을 선언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생네 부부가 딩크족을 선언했다’, ‘여유로워 보이는 딩크족이 부럽다’, ‘결혼한 친구 부부 3쌍이 딩크족’이라는 등 딩크족만을 위한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는 110만3812명으로 그중 37.5%(41만3929명)가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6년에 비해 1.2%p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7명으로 전체 평균(0.78명)에 못 미치는 한편, 외벌이 부부(0.86명)에 비해서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 혼자도 버거운 사회...“내 미래도 모르는데, 아이요?”

청년 실업, 주거난, 노후대비 문제 등 본인조차 건재하기 힘겨운 사회에서 출산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정부의 재정 지원 등이 힘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다.

김모(20대·여)씨는 “요즘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힘들다’는 말이 절실히 와닿는다”며 “나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에서 내가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모(30대·남)씨는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를 보며 그들이 처한 현실을 봤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경력단절, 자녀의 보육 문제 등 출산 후 겪게 될 대가는 크다”며 “아이로 인한 기쁨도 있겠지만 치러야 할 어려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5060세대 역시 아이를 낳지 않는 세대에 공감했다.

강모(50대·여)씨는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출산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내 아이가 자식을 낳고 내가 겪은 것보다 더한 과정을 밟는다고 생각하면 내가 숨이 찰 정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모(60대·남)씨는 “신혼 때 아내에게 ‘힘든 삶을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며 아이를 낳지 말자고 제안했었다”라면서 “아이를 통해 얻는 행복도 크지만, 아이가 감당해야 할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본다면 출산은 쉽지 않은 결정인 것 같다”고 전했다.



■ 전문가 “출산에 대한 부담 커...이기적인 선택 아니야”

전문가는 딩크족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부담 두 가지를 비교했을 때 기쁨이 다소 감소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위원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라면서 “아이를 계획하지 않는 이들을 보면 맞벌이 부부들이 겪는 어려움을 옆에서 보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도 ‘내 아이는 나보다 잘살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과도한 경쟁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세대일수록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은 더 적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겪은 힘든 과정을 내 아이도 겪고 싶어 할까’ 혹은 ‘아이가 나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희망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특히 “아이를 낳지 않는 이들에 대해 ‘이기적이다’라는 등의 비난은 적절하지 않다”며 “나의 삶을 빗대어 또 아이가 겪을 미래를 고려한 신중한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부의 출산 정책에 대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낮출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살만한 나라라는 인식과 더불어 어떤 삶을 택하는 존중받는 사회를 향한 노력이 선행되어야하다”고 언급했다.

#딩크족 #아이 #출산 #맞벌이

loure11@fnnews.com 윤아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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