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악 식량난에도 인도 지원에 '시큰둥'...왜?
파이낸셜뉴스
2019.05.29 16:08
수정 : 2019.05.29 16:08기사원문
북한이 올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정부의 식량지원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지도자들이 주민들의 식량난보다는 북핵 협상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을 만나 "대북 인도지원이 조기에 성사되도록 지원하기 위해 북측과 협의 중"이라며 "국내 절차로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에 이번 주 착수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교추협은 남북교류 및 협력에 관한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관계부처 차관급 공무원을 포함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다. 이번 식량지원은 남북협력기금을 공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통일부는 교추협의 심의를 다음 주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식량지원이 결정돼야 집행 시기도 결정된다.
우리 정부가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을 적극 추진하는 반면 북한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북한매체들은 연일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 계획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올해 최악의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전날 통일부 한 당국자는 "북한의 가뭄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나온 강수량 및 강우량 통계 등을 보면 예년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보여, 추곡 생산과 추곡 파동시기가 겹치면 감산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는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10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북한 인구의 40%(약 1010만명)가 식량 부족 상태에 놓여 있어 총 136만톤의 식량지원이 시급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식량지원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입장에서 식량지원보다 핵협상이 더 시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당분간 제재 완화 또는 해제가 요원하게 됐다. 북한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원인 중 하나로 우리 정부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식량지원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대북 식량지원을 위한 우리 정부의 기금 공여 규모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우리 정부가 공여하려는 800만달러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95억원 정도다. 이 정도로는 식량부족 사태를 완전히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한편 대북 식량지원은 WFP와 유니세프의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을 공여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교추협 의결이 끝나면 WFP와 유니세프 등과 협의해 기금 이전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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