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폰 톡 깔고 프사 바꿔드리고… 요즘 뜨는 '디지털효도'
파이낸셜뉴스
2019.05.31 17:22
수정 : 2019.05.31 17:22기사원문
60대 86%가 스마트폰 이용.. 디지털정보화 역량은 63점
조작 어려워도 기댈곳 자녀뿐.. 틈틈히 관리해 드리는게 효도
#1. 양모씨(33)는 오랜만에 참석한 친척 모임에서 집안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설정에만 한시간 넘는 시간을 들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만들고, 가득찬 핸드폰의 메모리를 정리하는 간단한 조작이지만, 장노년층에게는 어렵기만 한 일이었다. 양씨는 "이렇게까지 잘 모르실 줄은 몰랐다"며 "요새는 '디지털 효도'가 정말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2.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부모님와 함께 방문한 것으로 보이는 20~30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핸드폰을 판매하고 있는 최모씨(41)는 "부모님의 핸드폰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함께 발품을 팔고, 가격을 물어보는 분들이 하루에 5팀 안팎"이라고 전했다.
장노년층의 디지털기기 접근률은 크게 늘어났지만, 이용 능력은 여전히 뒤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님 스마트폰 관리 일상화
5월 31일 과학기술정통부의 '2018 인터넷이용 실태조사'와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와 60대 스마트폰 이용률은 각각 97.7%, 86.3%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의 디지털정보화 역량은 63.1점으로, 정보취약계층(장애인·장노년·저소득·농어민) 중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2016년 54점에서 지난해 63.1점으로 성장률은 17% 수준에 그친다.
100% 가까운 스마트폰 사용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더딘 장년층의 이용 역량으로 인해, 자식 세대의 부모님 스마트폰 관리는 일상이 됐다.
이모씨(31)는 "부모님 댁에 갈 때마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의 위젯 설정, 스케줄 관리 등을 해드리고 있다"며 "기초적인 것을 매번 반복해 알려드려야 해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고 했다.
■기초적 조작에도 어려움 겪어
특히 장노년층은 기본적인 스마트폰 조작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선 네트워크 설정과 필요한 앱 설치를 전혀 할 수 없다고 답한 장노년층은 각각 35.1%, 41.0%로, 국민 평균(12.2%. 15.3%)의 3배 수준이었다. 비교적 복잡한 악성코드 검사 및 치료를 전혀 할 수 없다는 장노년층 응답자는 51.3%로 절반을 넘었다.
스마트폰이 생활 필수품이 된 상황에서, 부모님 세대는 자녀 의존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한다.
김모씨(59)는 "'스마트폰 좀 배우시라'고 핀잔을 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 기댈 곳은 자식 뿐"이라며 "이전에 쓰던 폴더폰(피처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메신저나 SNS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 교육을 위한 정부 예산은 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편성된 정보격차해소지원 사업 예산은 약 113억6500만원으로 지난해(124억1300만원)보다 약 8% 가량 감소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모바일 교육 비중이 늘어난데다, 부서 자체 조정으로 관련 예산이 전체적으로 소폭 줄어든 것"이라며 "고령층 정보화 예산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 대상 PC 대비 모바일 교육 비중은 지난해 45%, 올해는 50%까지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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