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파이낸셜뉴스
2019.07.04 19:17
수정 : 2019.07.04 19:17기사원문
취임 1년, 40여건 특허 빛봐
"내실 다지고 국민과 소통"
“건당 10억원, 20억원 하는 고가 기술을 키우겠다. 특허를 기업에 기술이전한 후에도 연구를 도와 상용화 속도를 앞당기겠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장성 원장은 이달 9일 취임 1년째를 맞는다.
■"1건당 수십억원 하는 기술 만든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원미선 박사팀이 개발한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특허를 25억원에 기업에 팔았다. 김 원장은 "민간기업이 이 기술을 상품화 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는 연구원이 특허만 넘기지 않고 상용화 단계까지 함께하도록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명연은 김 원장 취임 후 현재까지 40여건의 특허를 기업에 넘겼다. 생명연 연구자들의 노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3000만~5000만원짜리 실적은 많지만 앞으로 기술 한건당 10억~20억원으로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취임후 연구원내 바이오혁신사업부의 사업 방향도 바꿨다. 연구원과 함께 하는 50여개 이상의 민간기업 중 잠재력이 높은 곳을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펀딩이나 컨설턴트, 외부 전문가 교육 등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지원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 '따로 아닌 함께'
김장성 원장은 부임후 연구원의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마구잡이식 단기 수탁과제를 받기보다 주도적 연구를 수행토록 하기 위해서다. 우선 전문연구단그룹을 꾸렸다. 여러 연구원이 함께 기획하고 역할분담을 하는 시스템이다. 1기 전문연구단그룹에는 인건비를 지원하고 여러 연구개발을 기획토록 했다. 수탁과제를 받지 못하게 했다. 김 원장은 "세계적인 대형 성과들을 만든 그룹들은 연구비 규모가 크고 장기간 진행해야 큰 성과들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1기가 일정단계에 이르자 2기를 꾸렸다. 이제는 연구원들끼리 뭔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자 10억 이상의 연구개발 수탁과제를 외부와 경쟁해서 받아오게 허락했다.
그는 "모내기할 때는 물도 좀 줘야하지만 클때는 물도 빼고 이런식으로 바꿔야 되지않나"라며 전문연구단 운영 과정을 설명했다.
그가 만든 전문연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원했던 출연연구기관의 역할과 의무(R&R)에 들어맞는다. 또한 그동안 연구원 성격에도 맞지 않는 마구잡이식 연구개발 수탁과제를 얻어오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폐해에서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연구원으로
김장성 원장은 "과거에는 우리가 만든 기술을 그냥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국민들에게 무엇을 해결하기 원하는지 물어보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취임 후 국가아젠다연구부를 신설해 감염병과 노화, 플라스틱 폐기물 등 국민 생활문제 해결방안을 연구중이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연구 대상이다.
연구부 소속 류충민 박사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발견했다. 꿀벌부채명나방 유충의 효소가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연구결과를 올 2월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하는 성과도 거뒀다. 플라스틱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개발 연구까지 진행하고 있다. 또 미생물을 이용해 축산폐기물의 악취 저감 기술 연구도 진행중이다.
김장성 원장은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한마디를 부탁하자 꿈을 크게 꿔달라고 했다. 김 원장은 "현실적인 것만 생각하는 사람은 페스트 팔로워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절대 퍼스트 무버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엉뚱하고 황당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 세상을 바꿀 사람들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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