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폭 문제 아닌 생존의 문제… 정부, 줄폐업 방치 말라"
파이낸셜뉴스
2019.06.18 17:51
수정 : 2019.06.18 17:51기사원문
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단체, 간담회 열고 최저임금 동결 호소
영세중기 52% "오르면 고용축소"..노사 싸움으로 비춰질까 우려
#1. 미용업을 영위하는 A씨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신입직원이 아닌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 미용업계에서는 경력 미용사가 신입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신입은 이를 배우며 실습처럼 일하는 도제식 교육을 해왔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신입이나 경력이나 임금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A씨는 "갓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초보 직원에게 200만원의 급여를 맞춰주면서 기술까지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 직원 4명을 두고 도서문구 소매업을 하고 있는 B씨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직원과 불화를 겪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기존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도 일정비율 이상 임금을 올려야 하는 부담이 생기면서 월급을 많이 받는 직원을 내보냈기 때문이다. 빈자리는 아르바이트로 메꿨다. 그러다보니 숙련도가 떨어져 업무효율성이 저하됐고, 직원들의 업무사기도 내려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B씨는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면서 고용주와 직원 간 신뢰가 무너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중기업계를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해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우리나라 소상공인·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15개 협·단체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 모여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긴급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난 2년간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감내의 시간이었다"며 "노동자 측에서도 소상공인·중소기업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화합하는 차원에서 한발씩 양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홍래 이노비즈협회 회장은 단체협의회 성명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더해 4대 보험료 등 법정비용으로도 올해 기준 월 42만원의 추가 부담을 떠안았다"고 읍소했다. 조 회장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옥죄고 있는 현재의 최저임금은 정상 궤도를 벗어나 있다"며 "절박한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절박한 건 소상공인 업계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이번 최저임금 이슈는 인상 폭 문제를 떠나 우리에겐 생존 문제"라고 운을 뗐다. 그는 "최저임금은 이미 소상공인 업계가 감내할 수준을 넘어섰다"며 "마지막 한 방울만 떨어지면 넘칠 수 있는 위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는지, 동결될 것인지는 의미가 없다"며 "많은 소상공인이 줄폐업하고, 이들이 많은 고용자를 내보내는 환경을 계속 방치할 것인지를 최저임금위는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다만 이번 회견이 노사관계의 틀에서 보일 것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최 회장은 "우리 입장은 기업에서 최대한의 고용을 유지시키면서 기업의 연속성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라면서 "단순히 월급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싸움으로 호도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중기중앙회가 영세중소기업 357개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최저임금 영향도'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52.1%로 절반을 넘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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