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상산고
파이낸셜뉴스
2019.06.20 17:13
수정 : 2019.06.20 17:13기사원문
1970~80년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수험생들에겐 필독서나 다름없는 참고서가 있었다. '한샘국어'(서한샘), '성문종합영어'(송성문), '수학의 정석'(홍성대)이다. 1993년 대학입학 학력고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바뀌면서 '성문종합영어'와 '한샘국어'는 옛 명성을 잃었지만 '수학의 정석'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 1966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4600만권 넘게 팔린 '수학의 정석'은 한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수학의 정석'으로 거부가 된 홍성대씨는 책이 처음 나온 지 15년째 되던 해(1981년) 고향인 전북 전주에 고등학교를 세웠다. 강원도 횡성에 있는 민족사관고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상산고등학교다. 전주 상산고가 처음부터 자사고였던 건 아니다. 처음 일반고로 출발한 상산고는 지난 2003년 자사고로 전환해 첫 신입생 365명을 뽑았다. 이후 전국의 수재들이 모여들면서 전국 시·도 단위에 하나씩 있는 과학영재고, 외국어고등학교 등과 함께 '꿈의 리그'를 형성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시선은 엇갈린다. 교육계도 당장 찬성과 반대 두 패로 의견이 나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는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자사고는 학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교육경쟁력을 높여왔다"고 주장한다. 또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는 "지금 당장 자사고 흔들기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선 어떤 방식의 교육이 더 적합한 것인지 골똘히 생각해볼 때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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