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수당 등 복지만으론 저출산 해결 안돼…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 필요"

파이낸셜뉴스       2019.07.03 17:26   수정 : 2019.07.03 17:26기사원문
기조강연 아동행복과 미래사회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3일 열린 제3회 서울인구심포지엄에서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은 '아동행복과 미래사회'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아동수당이나 육아휴직 등 복지제도만으로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다양한 저출산정책이 있음에도 실효성이 미흡하다. 사회문화적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출산율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로 봐도 지난 2017년 35만명으로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았고 오는 2021년이면 29만명, 2067년에는 21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이사장은 "출산율은 갈수록 하락해 오는 2021년에 0.86명이 될 전망"이라며 "유엔에서 외교관들과 대화하면서 출산율이 1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니 어떻게 그런 출산율이 있을 수 있느냐며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심각성을 인식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출산율 제고를 위해 아동수당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접근방식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이사장은 "출산율 저하는 여러 복합적인 문제의 결과로, 아동복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평등 문제도 관계가 있고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여성들도 주요 부서에서 일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문화와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류는 지금까지 남성은 바깥일 하고, 여성은 집안일을 하는 시스템에서 살아왔다. 이 때문에 야근을 당연시하는 등 (남성 중심의) 근로문화가 생겼다"며 "양성이 가사를 분담하고 함께 일하는 문화였다면 (근로문화가)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동복지에 대한 정부의 제도 간 연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아동을 중심에 두고 생각하지 못하는 사회의 전반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오 이사장은 "아동을 하나의 권리주체로 인식하기보다는 객체, 훈육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것이 문제다. 아동의 행복과 삶의 질에 직접영향을 주는 부분"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의 다른 국가와 비교해보면 한국 아이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아동 권리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아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아동이 행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예산안을 기준 노인 관련예산은 복지부 예산의 20%가량인 데 비해 아동은 10% 수준으로 낮다.

오 이사장은 "아동에 대한 투자 확대와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아동에 관한 것은 복지뿐 아니라 투자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이보미 팀장 예병정 김경민 장민권 기자 강현수 김대현 김서원 박광환 이용안 윤은별 전민경 인턴기자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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