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 12년째 지지부진… ‘사법불신’ 대안으로 활성화 필요

파이낸셜뉴스       2019.07.07 17:32   수정 : 2019.07.07 17:32기사원문
여론재판 기피 시행률 1.5% 그쳐.. 피고인이 거부하면 시도조차 못해
전문가들 "활성화 위해 제도보완".. 민사 확대하고 배심원 인센티브도

'사법개혁을 위한 시민사회의 승리'라며 호기롭게 시행된 '국민참여재판'이 12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국민참여재판은 지난 2008년 1월 1일 시민의 참여로 재판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처음 시행됐다. 그러나 감정에 치우칠 우려가 높은 여론재판을 꺼리는 피고인들로 인해 10년 넘게 시행률 1%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8년 시작된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으로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다시금 팽배해지며 국민참여재판이 그 대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꾸준히 지적돼 온 국민참여재판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보다 활성화시키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지난 11년과 달리 국민참여재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존 형사재판에서만 선택하도록 한 것을 민사재판으로 확대하고, 배심원도 청소년까지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한창이다.

■피고인이 'NO'하면 그만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처음 시행한 후 해당 연도 시행률은 1.5%를 기록했다. 이후 가장 최근 집계된 수치인 2017년 기준 국민참여재판의 시행률은 여전히 1.5%로 10년째 답보상태다.

일각에서는 사법농단 사태 이후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2018년 이후 국민참여재판이 늘었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재판을 경험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여론재판에 대한 피고인의 우려'가 여전히 국민참여재판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김병수 부산대 교수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 실행률이 낮은 주요 이유 중 하나로 피고인들이 '참여재판을 신청하면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신청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고 있다. 참여재판을 거부하는 피고인은 30%가량이라고 김 교수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피고인의 선택을 제한적으로 두는 등 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명관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참여재판은 여론재판이 아니다. 사법적 권한을 배심원들에게 주는 것일 뿐"이라며 "피고인들은 형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이를 피하는데, 미국의 경우 피고인이 참여재판에 대한 선택권이 없는 것과 달리 우리는 피고인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형사에서 민사까지 '확장' 논의

형사재판에만 적용되는 국민참여재판을 민사재판으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안준성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겸 미국변호사는 "우리나라 참여재판은 범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한국과 달리 형사를 넘어 민사재판은 원고와 피고가 합의해 배심원 재판을 하고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참여재판은 국민들의 법감정을 조정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법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참여재판으로 국민들의 인식과 문화의 변화를 법이 수용해 가도록 해야 한다"고 참여재판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별한 보상이 없는 배심원들에게 참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배심원에 청소년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예율)는 "피고인의 거부와 동시에 문제시되는 것이 배심원의 낮은 출석률"이라며 "배심원으로 선정되면 생업을 뒤로하고 재판에 참석해야 하는데 배심원으로 참여한 사람에게 유인책을 줘야 출석률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이용안 김서원 전민경 김묘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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