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열 서부지검장 사의 표명..윤석열 지명 후 9번째 '용퇴'
파이낸셜뉴스
2019.07.18 11:28
수정 : 2019.07.18 11:28기사원문
"국민의 요구는 정치적 중립 지키는 것"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59·23기) 지명 이후 선배 검사장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하고 있다. 이동열 서울서부지검장(53·사법연수원 22기)도 18일 사의를 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23년 전 서울서부지청에서 검사로 처음 출발한 이래 같은 곳으로 돌아와 공직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큰 과오 없이 마무리할 수 있게 돌봐준 선후배, 동료, 수사관, 실무관, 유관기관에 감사드린다"며 사직 인사를 전했다.
그는 특히 "국민들의 요구는 부패 수사에서 손 떼라는 게 아니라,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좀 더 제대로 수사해달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이 지검장은 "어떻게 정치적 중립과 공정, 절제의 가치를 지켜내면서 부정부패에 효율적으로 대처해나갈지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진술 신빙성 등 실체논란부터 별건 수사, 영장범위 내 집행 등 절차 논란까지 검찰이 수사와 재판에서 감당할 전선은 너무 넓고 앞으로 험난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좋은 평가나 결과에 대해서는 항상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최선을 다한 일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처신하되 그 비판에 대해서는 세상을 원망하지 말고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헌신과 열정으로 사회를 지탱해왔던 만큼 지혜와 정성을 모아 국민들에게 다가간다면 신뢰와 믿음을 얻어 비상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 지검장은 경기 안양 출신으로 신성고와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다.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6년 서울지검 서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대변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청주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을 지냈다. 특히 그는 2016년 1월~2017년 7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맡아 법조비리,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했다.
한편 청와대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지난 6월17일 이후 검찰을 떠났거나 사의를 표한 검사장급 이상 인사는 이날 사의를 표명한 이 지검장을 비롯해 9명이다. 개방직인 정병하 대검찰청 감찰본부장(18기)까지 포함하면 총 10명에 이른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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