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맞는 의자에 앉으세요" 사이즈오브 체어
파이낸셜뉴스
2019.08.20 16:25
수정 : 2019.08.20 16:25기사원문
[인터뷰] 맞춤형 의자 제조 스타트업 '사이즈오브' 이동진 대표
키·몸무게·신체 특이사항만 적으면 고객 맞춤형 의자 배송
"기술력은 대기업 못지 않아... 두 달 동안 반품 받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에 앉아있는 시간은 평균 8.2시간. 수면시간(7.8시간) 보다 더 길다. 특히 하루종일 책상에 있어야 사무직 직장인들에게 '웰시팅(Well-sitting)'은 더욱 중요하다.
맞춤형 의자 제조 스타트업 '사이즈오브'는 소비자의 '웰시팅'에 주목했다.
사이즈오브 이동진 대표( 사진)는 "앉는 것 자체가 허리와 장기 등에 무리를 주는 자세다. 정형외과 등에서는 오래 앉아 있는 건 '제2의 흡연'이라고 말한다"면서 "사이즈오브는 고객의 체형에 맞게 의자를 제공해 정자세로 편안하고 집중력 있게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맞춤 양복처럼 고객이 매장을 찾아 치수를 재야할까. 그렇진 않다. 고객은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키와 몸무게를 적고, '팔이 조금 길다' 등의 신체 특이사항을 적어주면 주문이 끝난다.
이 대표는 "의자는 신장을 기준으로 M사이즈(156~166cm), L사이즈(167~177), XL사이즈(177~188) 등 3가지 사이즈로 나눴다"며 "여기에 고객의 차이를 반영해 세부 부품을 조율해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173cm에 88kg인 소비자라면 M사이즈 틀을 쓰되 방석을 L사이즈를 쓴다. 쿠션 강도도 상대적으로 얕은 걸 쓰면 소비자 체형에 맞게 된다"고 덧붙였다.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지만 반응은 뜨겁다. 이 대표는 가구 대기업의 의자를 사용하다가 실망한 고객들이 사이즈오브 제품을 찾는다고 한다.
그는 "어떤 소비자는 디스크가 있는 아버지에게 의자를 선물했지만 네 번이나 반품을 했는데 사이즈오브 제품은 반품하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 아버지의 추천으로 소비자 부부도 사이즈오브 제품을 따라 샀다"고 전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어 구매 후 63일 동안 반품을 받는다.
이 대표는 "500시간(약 8시간X63일)은 앉아봐야 충분히 맞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반품률은 3%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들은 자세와 맞지 않아 반품을 하고 하는데 의자 자체가 정자세에서의 체압 분포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채워주긴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이즈오브는 국내 의자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의자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대기업 제품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품 기술력은 대기업 못지 않은 셈이다. 이를 발판으로 프리미엄 의자시장에서 대기업과 경쟁할 계획이다.
그는 "오랜 기간 의자에 대해 고민했다. 모두에게 편한 의자가 아니라 '너에게만 편한 의자'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소비자들에게 피드백도 받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몸에 닿는 모든 것은 사이즈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상도 체형에 맞는 굴곡과 높이, 넓이가 필요하다"며 "2017년에 사이즈오브를 창업해 이제 사업이 본격화돼 당분간 의자에 집중하고 향후 3년 안에 다른 가구로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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