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하재숙 "인생 터닝포인트는 결혼, 남편이 큰 힘 돼"

뉴스1       2019.07.25 07:01   수정 : 2019.07.25 09:29기사원문

배우 하재숙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하재숙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하재숙이 연기한 민재희는 KBS 2TV 월화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연출 김상휘)의 진정한 주인공이었다. '퍼퓸'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인 덕. 민재희는 극 초반 외모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졌으나, 서이도(신성록 분)를 만나 여러 일을 겪으며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게 되는 사람으로 거듭난다. 극 말미엔 자신감을 되찾고 서이도와 사랑을 이루며 해피엔딩을 맞는다.

하지만 '퍼퓸'은 방송 초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오해를 샀다. 기적의 향수를 만난 민재희가 20년 전 늘씬한 모습으로 돌아가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탓. 하재숙은 "나도 처음엔 1회 대본만 보고 출연 여부를 고민했다. 그러나 이후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듣고 메시지에 공감해 '퍼퓸'을 선택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인 만큼 하재숙은 민재희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열심이었다. 극 중 인물이 꿈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려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 24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하재숙은 "재희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민재희와 헤어지기 싫은 나머지 촬영 마지막 날에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는 하재숙. '퍼퓸'으로 배우 인생 터닝포인트를 맞은 그를 24일 뉴스1이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퍼퓸'의 결말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민예린이 아닌 민재희가 서이도와 이뤄진 것이 의미 있다는 평가가 많은데.

▶우리도 누구와 이어질지 궁금했다. 감독님이 결론에 대해 끝까지 이야기를 안 해주시더라. 나는 마지막에 재희가 이도 패션쇼에 서나 싶어 김칫국을 마셨다.(웃음) 엔딩에서 이도와 이뤄지는 결말이 너무 좋았다. 많은 주부님들도 재희가 이도와 이뤄져야 한다고 응원해주시고.

-'퍼퓸' 첫 회만 보면 외모지상주의를 다루는 드라마라는 오해하기 쉽다. 그런 부분이 걱정되진 않았나.

▶나도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는 1회 대본만 봐서 할까 말까 고민했다. 결국 외모지상주의로 가면 출연할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일단 감독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고, 감독님도 나를 만나고 싶어해 미팅을 했다. 당시 감독님 첫마디가 '기분 안 나쁘시던가요?'였는데, 내가 '뒤에는 그렇게 안 풀어내실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그때 감독님이 맞다고 하시면서 드라마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또 이도와 로맨스가 있어서 덥석 한다고 했다. 그런데 출연을 결정하고 나니 특수분장과 다이어트 이야기를 해주셔서….(웃음)

-'퍼퓸'이 '미녀는 괴로워'와 서사가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민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감독님이 드라마 후반부에는 재희가 본모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시청자들이 충분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셔서 믿고 했다. 이 드라마의 메시지 중 하나가 스스로 당당하게 서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퍼퓸'에서도 다룬 이야기인데, 본인 역시 외모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에 속상할 때가 있지 않았나.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을 할 때 외모에 대한 악플을 많이 봤다. 그게 상처가 됐다. 악플을 보니 눈물이 나더라. 배우로서 자기 관리를 못했다고 하면 인정하지만, 그 외에 다른 노력들까지 덮이는 건 속상했다. 나도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있는데, 다이어트가 자기 관리의 전부라고 이야기하면 서운하지 않겠나. 그래서 '퍼퓸' 속 재희를 통해 외모가 전부는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다.

-'퍼퓸'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인생작'이라고 해주시는데, 이전에도 열심히 해서 그 작품들에 미안해 그렇게는 못 말하겠다.(웃음) 하지만 재희와 '퍼퓸'을 아낀 것은 사실이다. 오랫동안 향기롭게 기억될 드라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었다면.

▶결혼이다. 4년 전에 결혼을 했는데 아직도 남편과 둘이 노는 게 너무 재밌다. 둘이 만날 산책 가고, 계곡도 가고 한다. 결혼 전에는 연기하면서 힘들거나 지치는 게 내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지금은 배우 하재숙과 인간 하재숙이 분리된다. 결혼을 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배우로서 큰 힘이 된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남편과 떨어져 지내 힘들었겠다.

▶촬영을 할 땐 남편이 서울로 자주 왔다. 그리고 나도 웬만하면 촬영을 마친 뒤에는 집으로 갔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다녀오는 게 좋더라. 우리 부부가 금슬이 좋다. 남편과 결혼한 뒤 하나님이 나한테 진짜 큰 선물을 주셨구나 싶었다. 남편이 '살아있는 서이도'다. 내게 좋은 에너지를 준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는지.

▶진한 로맨스도 좋지만, 장르물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귀여워'라고 하면 기분이 좋은데 배우로서는 행복하지 않다. 나도 그늘이 있고 어두운 면도 있는데, 밝은 이미지로만 볼 때는 속상하기도 했다. 나도 많이 공부하고 고민해서 연기하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특히 악역, 사이코패스는 꼭 한 번 하고 싶다. 피아노 치는 것도 좋아해서 음악 드라마도 해보면 좋을 듯하다.


-'밥블레스유'에서 은근한 예능감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예능 출연 생각은 없나.

▶'언니들의 슬램덩크'처럼 멤버들이 함께 미션에 도전해 울고 웃는 예능을 해보고 싶다. 사람이 남는 그런 프로그램이 좋더라.

-올해 목표가 있다면.

▶'그날그날 재밌게 살자'가 목표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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