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두 번 운 다자요 "세상에 없던 혁신 하라더니 결국 현행법이 발목"

파이낸셜뉴스       2019.07.25 16:50   수정 : 2019.07.25 16:50기사원문

"세상에 없던 혁신을 하라고 하면서 법은 수십 년전 잣대를 들이댄다."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표방하던 공유민박 스타트업 다자요가 황당 규제로 사업을 접으면서 업계는 또 한 번 실의에 빠졌다. 정권 차원에서 적극 행정주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년 간 순항하던 공유민박 스타트업 다자요는 지난 5월 사업을 접고 이를 우회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공유민박 모델도 규제로 인해 발굴하게 됐다. 처음엔 단순 제주 숙박공유 서비스를 만들 생각이었다. 2015년 다자요를 창업해 2년 동안 이에 필요한 기술을 완성시켰다. 기술만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숙박으로 연결과정에서 규제에 발목을 잡혔다. 당시 제주에서는 에어비앤비가 무섭게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한국형 에어비앤비'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됐다. 결국 그는 숙박공유 사업을 접게 된다.

이후 다자요는 농어촌 지역의 빈집을 장기 임대해 숙박업을 영위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해 집주인과 이용객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1억~2억원을 들여 빈집을 리모델링한 뒤 10년간 무상 임차해 민박집을 운영하고, 이후 주인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자금은 크라우드펀딩업체 와디즈를 통해 충당했다.

하지만 30년된 농어촌정비법이 또 다시 발목을 잡았다. 실거주자만 농어촌 민박 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다. 공중위생법 적용을 받는 호텔, 여관 등과 같은 숙박업소와 달리 민박업은 토지 이용에 제한이 없는 대신 실거주자가 연면적 230㎡ 미만 1개 동만 운영하도록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관할 공무원들은 취지는 좋지만 현행법상 불법이라 어쩔 수 없다는 해묵은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 없는 법은 만들고, 이상한 법은 고쳐서라도 나라에 보탬이 되게 하자는 적극 행정주의는 허공의 메아리가 됐다.

다자요 측은 일단 집주인이 민박집으로 전입신고를 한 뒤 민박사업자로 등록하고 민박 관리와 운영은 다자요가 담당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입법 개정도 업계에서 직접 추진중이다. 다자요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농어촌민박업의 요건을 현행 '거주'에서 '소유'로 수정하는 내용의 농어촌정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안한 상태다.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농어촌 소재 단독주택은 소유자는 있지만 거주자는 없는 '빈집'인 경우가 많다"며 "개정이 이뤄지면 농어촌 빈집 소유자의 자산가치 상승과 농어촌 산업의 진흥, 혁신벤처 성장 등이 기대된다"고 적었다.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 임시허가를 받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또 법을 우회하기 위해 주주들이 사택을 이용하는 식으로 회사형 멤버십 제도 도입을 구상중이다. 남 대표는 "주인이 아니어서 문제라고 하니 이용자들이 주주가 되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며 "회사 지분에 영향이 있겠지만 당장은 생존이 문제"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