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품·실력 갖춘 교수" 최기영 카드에 호평…관건은 국회 상대할 '정무감각'

뉴스1       2019.08.09 14:56   수정 : 2019.08.09 15:15기사원문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대 장관 후보자로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64)가 지명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계에서는 "인품과 실력을 갖춘 전문가"라는 호평이 나온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AI)"이라고 밝힌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의 조언을 현실화하고 예측불허로 치닫고 있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극일'(克日) 전략을 펼칠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관건은 향후 첫 관문인 '청문회'를 시작으로 "국회를 상대할 정무적 감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개각을 단행,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최기영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지명했다.

이날 청와대는 후보자 지명 사유로 "최기영 장관 후보자는 반도체 분야 세계적인 석학"이라면서 "우리나라가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으며 현재도 AI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연구·산업 발전의 산증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국가 연구개발 혁신을 주도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는 등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ICT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후보자는 1955년생으로 서울 중앙고,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과기정통부가 청와대내 정책 '호흡'을 맞출 이공주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도 스탠퍼드대 출신이다.

최 후보자는 1978년부터 1983년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서, 1989년부터 1991년까지는 미국 전자설계자동화(EDA) 기업인 케이던스사에서 근무한 현장경력도 갖추고 있다.

이후 학교로 돌아와 1991년부터 지금까지 최 후보자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을 맡고 있다.

눈에 띄는 이력은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NPRC)의 초대 센터장을 맡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2017년 말 전액 예산을 지원해 사람의 뇌를 닮은 차세대 AI 반도체인 뉴로모픽 칩 개발을 위해 진행한 서울대 공대 산하 센터로 포스텍·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개 대학 교수와 10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하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다.

최 후보자가 이처럼 반도체와 AI 전문가인 만큼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위기에 처한 반도체, 소재, 부품 관련 '기술독립' 문제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산업계 관계자들도 반도체 전문성은 물론 현장 경험을 지닌 최 후보자가 효과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학자집안인 가족관계도 눈길을 끈다. 동생은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함께 교편을 잡고 있다. 최 후보자의 누나도 대학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최영애 전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도올 김용옥 선생의 부인이기도 하다.

과학기술·ICT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출신 한 관료는 "인품과 실력 모두 인정받는 분이며 학생들 모두가 교수님 연구실에 몸담고 싶어 할 만큼 인기가 많으셨다"면서 "장관이 된다면 다양한 현안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혜안이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연구실에서 몸담고 있던 학생들의 평가도 교수평가사이트 '김박사넷'에서도 "정말 좋은 분", "내가 본 교수님 중 바른 학자·지식인의 모습에 가장 근접하신 교수님", "항상 최신 논문도 많이 읽으신다" 등 호평 일색이다.

다만 지난 3월 조동호 전 과기정통부 후보자가 국회청문회의 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함에 따라 이번 최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품과 전문성을 지녔더라도 장관으로서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국회를 상대할 수 있는 '정무 감각'이 중요하다. 행정권한 보다 국회의 '입김'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국회와 제대로 호흡할 수 없다면 모든 정책에 손발이 묶이는 신세다.
특히 행정특히 학계에서만 활동한 교수 출신은 '권력본능'으로 점철된 정치 세계와는 거리가 멀어 정무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청문회의 문턱을 넘어야 원활하게 대통령 임명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인정받았던 전문성이나 인품 등이 아니라 정무적인 감각을 뽐낼 수 있을지도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4차 산업혁명의 주무부처로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등 범부처 협력이 중요해 정무적인 감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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