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고려고 '감사 갈등'에 학생들만 애꿎은 피해

뉴스1       2019.08.26 13:49   수정 : 2019.08.26 17:14기사원문

지난 20일 오전 광주 북구 고려고등학교 정문 전광판에 '성적조작/성적비리 사실이면 학교를 폐교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오고 있다. 전광판 뒷편 건물엔 광주시교육청을 규탄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고려고가 명문대 진학실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특정 학생들을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감사결과를 지난 13일 발표했다.
2019.8.20/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된 광주 고려고 측이 광주시교육청에서 교육청 감사 결과를 반박하고 있다. 2019.8.22 /뉴스1 © News1 한산 기자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광주시교육청과 고려고가 '상위권 학생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결과를 두고 갈등을 빚으며 학생들이 보충수업을 듣지 못하는 등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26일 고려고에 따르면 여름방학 기간 동안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려던 '방과후학교'를 운영하지 못했다.

학교 측은 방과후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름방학 기간 3~4주 동안의 수업에 대한 자료 등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의 감사가 3년치 모든 시험지를 꺼내서 다시 채점을 하면서 교사들의 피로도가 심해졌고, 강한 징계수위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점도 있다고 했다.

또 수준별 이동수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반발도 있는 상황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학교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선생님들의 건강이 회복되고 아이들의 신뢰를 받게된다면 (학교가)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가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2가지가 먼저 선행돼야 하고, 광주시교육청에서 이를 도와줘야 한다"며 "광주시교육청에서도 의도적인 성적조작은 없었다고 한 만큼 주홍글씨를 달고 수업에 들어가는 전 교사들에 대한 명예를 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사결과 그런 것(의도적인 성적조작이)이 없는 상태에서 파면과 해임 등은 너무 과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방과후학교에 대한 수업 준비도 하지 못했고, 교사들이 감사를 받으면서 체력적인 한계가 오기도 했다"며 "일부 교사들은 심리적 위축 등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5일 고려고에서 3학년 기말고사 수학시험 5문제가 특정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문제에서 출제됐다면서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광주시교육청 조사 결과 '기하와 벡터' 교과목 시험 문항 5개 가운데 4개는 수학동아리 학생 31명에게 사전에 나눠준 문제와 일치했고, 나머지 1개 문제는 기호 하나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문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감사를 벌였고, 그 결과 고려고가 명문대 진학실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특정 학생들을 관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학교를 중점관리 대상학교로 지정해 관리하는 한편 학교법인에 교장과 교감, 교사 49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또 퇴직교사 1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고려고는 광주시교육청의 감사 결과가 잘못됐다면서 현수막을 내걸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광주지역 시민단체도 지난 23일 고려고 학교 관계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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