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부동산 매물, 층수 '저·중·고' 표시에 주민 반발

파이낸셜뉴스       2019.09.15 15:16   수정 : 2019.09.15 15:16기사원문
저층으로 묶인 1층과 6층, 가격 차이가 있어 오히려 시세 왜곡 주장



[파이낸셜뉴스]최근 경기도 과천과 서울 수색 가재울 등 일부 지역에서 네이버 부동산 매물을 층수가 아닌 ‘저·중·고’로 표시하면서 주민들이 허위 매물을 양산하고 매물이 저평가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공인중개소 협회에서는 저중고를 표시하지 않으면 매물을 뺏길 수 있고 자세한 매물 정보는 프라이버시 침해와 범죄 위험에도 노출된다고 해명하고 있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중개대상물에 부당한 표시·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 △인터넷을 통한 표시·광고에 소비자의 판단에 중요한 필수사항을 추가 명시 △민간영역에만 맡겨져 있는 매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 등 관리와 제재 방안 추가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네이버 부동산 등 인터넷에 올라온 매물에 대해 몇동 몇호인지까지 정확하게 개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게 된다. 정확한 매물이 올라오면 허위매물 등 거짓·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서는 공인중개소에서 매물을 올릴 때 층수를 입력하거나 저중고 중 하나를 선택해 올릴 수 있게 돼 있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에서는 부동산 매물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만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법적 책임이나 내부 규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천 주민들은 어떤 기준으로 저중고를 선택하는지도 불명확하고, 저층 중에서도 1층과 6층의 가격차이가 있는데 무조건 저층으로 묶는 것은 가격 담합에 시세 왜곡이라는 지적이다. 또 중개소 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출수록 거래가 쉽게 돼 중개료도 얻기 쉽고 한번에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여러번 나눠서 가격을 올려야 장기적으로 중개소간의 먹거리도 늘어나기에 저중고 표시를 늘린다는 분석이다.

과천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과천중개업소협회가 총회를 통해서 저중고 표기를 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어길 시 해당 공인중개소를 강압적으로 제제하고 불이익을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매물을 저중고로 표기해 저렴한 미끼 매물을 올려 시세를 왜곡하고 있고 인위적인 가격 상한선을 유지해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 래미안 슈르에 거주하고 있는 B씨도 “저중고로 표시하면 매도인 외에 허위나 중복을 가려낼 방법이 없고 1층과 6층이 같은 가격, 7층과 15층이 같은 가격이 되는 호가 상한제가 작동된다”면서 “고층의 기준도 10층 이상인지 15층 이상인지 알 수가 없고 이런 것들이 쌓여 결국 단지가 저평가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는 매물의 자세한 정보가 노출 될 경우 범죄의 위험에 노출 될 수 있다며 저중고 표시가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매물정보 전부를 노출하게 되면 영업 비밀과 영업활동이 침해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판단에 중요한 필수사항을 추가 명시'하라는 개정안은 정보를 과도하게 공개해야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매물 정보를 보고 집을 보러 오겠다며 갑작스레 방문해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범죄가 생길 수 있다”면서 “또 A공인중개소가 매물을 올렸는데 B공인중개소가 집주인에게 접근해 더 싸게 팔아주겠다며 매물을 가로챌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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