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는 어떻게 악당이 되었나

파이낸셜뉴스       2019.09.30 18:46   수정 : 2019.09.30 18:46기사원문
호아킨 피닉스 주연 영화 '조커'

영화 '다크 나이트'(2008)에서 배트맨의 숙적 조커를 연기한 후 절명한 고(故) 히스 레저. 죽어서 전설이 된 그의 '조커'를 잊게 할 명연기가 펼쳐진다.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조커'는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답게 독창적인 서사와 광기 어린 연기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이 작품은 DC코믹스의 가장 클래식한 악당이자 영원한 조연을 스크린에 주인공으로 초대하며 코믹스 영화의 새 지평도 연다.

클로즈업의 지나친 사용, 음악의 과잉 등이 배우의 연기나 극의 몰입을 다소 방해하지만 조커가 어떻게 다층적 인격의 악당이 됐는지, 그 기원이 위태로우면서도 매혹적으로 그려진다.

'배트맨 비긴즈'라는 영화 제목을 빗대 '조커 비긴즈'라고 부를 만하다.

호아킨 피닉스가 무려 23kg이나 감량해 만든 앙상한 몸은 그 자체로 기괴한 에너지를 품어낸다. 호아킨이 즉흥 연기를 펼친 것으로 알려진 공중 화장실 댄스신 등 가상의 인물이 되기 위한 배우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아서의 집 근처 계단신이 백미다.
극 초반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끝모를 계단을 오르던 아서의 뒷모습은, 극 후반 180도 달라진 인격의 조커가 조커 분장을 한 채 춤을 추며 내려오면서 '아서의 죽음, 조커의 탄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커'는 캐릭터가 탄생한 기존 DC코믹스와 독립된 서사를 가지면서도 DC코믹스와 연결돼 있다. 조커가 향후 배트맨이 될 꼬마 브루스 웨인을 만나는 장면 등이 대표적. 극 후반 브루스의 부모가 폭도의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은 배트맨의 탄생을 떠올리게 한다. 10월 2일 개봉.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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