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킨 피닉스 주연 영화 '조커'
클로즈업의 지나친 사용, 음악의 과잉 등이 배우의 연기나 극의 몰입을 다소 방해하지만 조커가 어떻게 다층적 인격의 악당이 됐는지, 그 기원이 위태로우면서도 매혹적으로 그려진다.
'배트맨 비긴즈'라는 영화 제목을 빗대 '조커 비긴즈'라고 부를 만하다.
호아킨 피닉스가 무려 23kg이나 감량해 만든 앙상한 몸은 그 자체로 기괴한 에너지를 품어낸다. 호아킨이 즉흥 연기를 펼친 것으로 알려진 공중 화장실 댄스신 등 가상의 인물이 되기 위한 배우의 고군분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아서의 집 근처 계단신이 백미다. 극 초반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끝모를 계단을 오르던 아서의 뒷모습은, 극 후반 180도 달라진 인격의 조커가 조커 분장을 한 채 춤을 추며 내려오면서 '아서의 죽음, 조커의 탄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커'는 캐릭터가 탄생한 기존 DC코믹스와 독립된 서사를 가지면서도 DC코믹스와 연결돼 있다. 조커가 향후 배트맨이 될 꼬마 브루스 웨인을 만나는 장면 등이 대표적. 극 후반 브루스의 부모가 폭도의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은 배트맨의 탄생을 떠올리게 한다. 10월 2일 개봉.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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