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100일… 이성의 길 찾아야
파이낸셜뉴스
2019.10.21 17:35
수정 : 2019.10.21 18:28기사원문
그러자 참석자였던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당시 망망대해, 태평양에 떠 있는 (선박의) 물량을 하나라도 확보하려고 관련 자료를 모두 뒤졌다"며 "악몽과 같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지난 7월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관련 대책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재고를 늘릴 방법을 찾기 위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피해를 수습한 게 그저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이 아니라는 말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 당국이 국내 수출규제를 단행한 지 100일이 넘었지만 업계의 피해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업이 사활을 걸면서 총력을 다한 결과라 해도 무방하다. 일본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목줄을 잡기 위해 전략적 규제를 단행하는 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삼성·LG디스플레이 등 업계는 고난의 행군을 했다. 공정 올스톱 등 우려가 컸음에도 겉으로는 최대한 차분하게 재고 확보·효율화·국산화 등으로 100일 넘게 버텨냈다.
지난 100일을 돌이켜 보면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이제 현 정부가 이성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감정과 오기로 국가 간 외교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이라면 안다. 다행히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난다고 하니,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산업부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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