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공장 때문에 암 걸렸나"…횡성주민들 불안 호소
뉴스1
2019.11.27 13:59
수정 : 2019.11.27 14:33기사원문
(횡성=뉴스1) 권혜민 기자 =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으로 지목되자 인근에 퇴비공장을 둔 강원 횡성군 우천면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차순관 우천면 양적리 1반 이장은 "2009년 마을 바로 옆 퇴비공장이 생긴 후 9명이 암으로 사망했다"며 "퇴비공장에서 나오는 악취로 주민들은 수년간 고통을 받았고 뒷산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줄줄이 고사했다"고 주장했다.
차 이장은 "옛날에는 우리 마을이 장수마을이었다. 나이 드신 분들이 암에 걸리면 모르지만 젊은 사람까지 암에 걸렸다. 또 10명 중 7명이 공장에서 가장 가까운 1반 사람들이다. 혹시나 암 원인이 퇴비공장 때문은 아닐까 의심돼 국민신문고에 원인관계를 조사해달라고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해당 공장은 가축분뇨를 퇴비화 하는 곳으로, 익산 장점마을 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연초박을 들여온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횡성군은 공장이 들어오기 전 암에 걸린 주민들도 있어 직접적 원인을 퇴비공장으로 단정짓기엔 무리라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악취에 대해서는 주변 조사 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박이 유입된 곳은 전북과 경북에 각 4곳, 강원·충남·충북·경기·전남에 각 1곳으로, 강원도에서는 횡성군 우천면의 또 다른 비료공장에 2017년부터 2년에 걸쳐 총 252톤이 반입됐다.
군은 연초박으로 인한 암 발병이 사실로 판명되면서 이달 중순 해당 공장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연초박을 분뇨와 섞어 자연 발효한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 유해물질이 나왔거나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하지만 퇴비공장을 마을에 둔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군은 유사 피해를 줄이고 주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한편 피해 발생 시 적절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자 자치행정과를 중심으로 총 7개 부서로 퇴비공장 민원총괄대응팀을 꾸리겠다고 27일 밝혔다.
윤관규 자치행정과장은 "퇴비공장 민원총괄대응팀이 발 빠르게 구성된 만큼 퇴비공장 가동에 따른 환경 및 주민건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횡성지역에는 우천면 양적리, 오원리 등 5곳에서 퇴비공장이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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