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이불빨래'는 옛말...업체·공공서비스 이용 활발

뉴시스       2019.12.02 16:09   수정 : 2019.12.02 16:09기사원문
1인 가구 위한 셀프세탁소 대구에 속속 들어서 저소득 주민 위한 공공 세탁서비스도 등장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대구 남구에 있는 한 셀프빨래방. 2019.12.02. ehl@newsis.com


[대구=뉴시스] 이은혜 기자 = "혼자 사는 친구들은 대부분 집에서 겨울이불 빨기가 힘들어요. 세탁기가 작고, 건조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자취를 시작한 직장인 성모(28·여)씨는 집에서 겨울이불을 세탁하지 않는다.

자취방 세탁기 용량이 적고, 손빨래를 할 수 있는 큰 대야나 욕조도 없기 때문이다.

대신 성씨는 24시간 문을 여는 집 근처 셀프빨래방을 이용한다. 세탁과 건조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집에서 이불빨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셀프빨래방은 공중위생관리법상 세탁업으로 분류되지 않아 신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정확한 업소 수가 파악되지 않는다.

단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정보에 따라 대구 지역에 셀프빨래방 160여 곳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코인세탁방, 셀프세탁소 등으로 불리는 이들 업소는 소비자가 세탁기와 건조기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택에 대용량 세탁기가 없거나 건조공간이 부족한 1인 가구가 주로 이용한다. 고시원이나 다가구주택(원룸)이 많은 곳에서 셀프빨래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북구에서 코인세탁방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대구는 최근 2~3년간 지역에 셀프빨래방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면서 "1인 가구 뿐 아니라 맞벌이 부부나 노인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소득 주민들에게는 이 같은 셀프빨래방도 '그림의 떡'이다.

셀프빨래방에서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한 번 사용하는 금액은 7000~8000원 선이다. 세제와 섬유유연제도 따로 사야 한다.

또 세탁소까지 무거운 이불을 직접 옮겨야 해 중증장애인이나 노인 등은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지역 구청 등은 소외계층을 위한 공공 세탁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중구는 지난달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걱정해결사업 협약식'을 맺고 후원금 5000만원을 확보했다.

구청은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을 위한 이동식 세탁차량을 운영 사업 '이불빨래 해결해 Dream(드림)'을 시작한다.

수성구 역시 '찾아가는 뽀송 빨래방'을 운영 중이다.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들은 지산·범물종합복지관에 마련된 빨래방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복지관은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위해 이불을 수거해 세탁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 안부를 확인해 고독사 등을 방지하고 있다.

북구에서는 2016년 '고고 행복버블 봉사단'이 출범했다.


주부 봉사자 70여명으로 이뤄진 봉사단은 매달 한 차례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이불을 수거, 전문 세탁업체에 맡긴 뒤 다시 집으로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봉사단을 통해 세탁 서비스를 받는 가구는 150곳이 넘는다.

중구 생활지원과 관계자는 "지역 복지관 등에 겨울이불 빨래 서비스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면서 "주거 환경이 더러워지면 개인위생과 질환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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