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생이 왔다… "친구들 놀때 제품 연구하며 호봉 쌓았죠"

파이낸셜뉴스       2019.12.06 17:11   수정 : 2019.12.07 10:09기사원문
대전KT&G 연구개발본부 신가원 연구원
대전생활과학고 졸업후 입사해 궐련형 전자담배 ‘릴’ 실험·분석
재직자 전형으로 대학진학 계획 "가족이 기특해하는 모습에 뿌듯, 분석 관련 이론적 전문가 되고파"



신가원 KT&G 연구원(사진)은 1999년생으로 만 20세다. 또래 친구들은 학교에서 기말고사를 치르고 꿀 같은 겨울방학을 기다리고 있을 요즘, 신 연구원은 회사로 출근해 하얀 연구복을 입고 차세대 제품을 분석하느라 바쁘다.

대전생활과학고 바이오케미컬과를 졸업한 신 연구원은 2018년 KT&G의 고졸채용 전형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대전KT&G 연구개발(R&D)본부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연기 성분을 실험하고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 당당한 KT&G의 연구원으로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4일 만난 신 연구원은 "입사 초기에는 호칭에 어려움을 느꼈다"면서도 "선배들과 자꾸 대화하고 익숙해지면서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많이 받아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의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에 진학했다. 학생 신분에 대한 아쉬움이나 더 놀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이에 신 연구원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만큼 저도 회사에서 배우는 것이 많다. 남들보다 취업을 일찍 한 만큼 앞서 나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어른스럽게 답했다.

그러면서 "처음 월급을 받은 날이 기억난다. 번 돈으로 가장 처음 한 일은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남은 돈으로는 가족들에게 갈비와 겉옷을 사드렸다. 가족들이 기특해하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대학을 아예 안 가겠다는 건 아니었다. 그는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분석화학 관련 전공이 있는 대학에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 대학원에 갈 생각도 있다"며 "선취업·후진학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34.8%로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KT&G는 올해 채용 규모를 전년대비 2배 이상 늘렸다. 특히 신 연구원과 같은 고교졸업자 채용은 지난해 40여명에서 올해 120여명으로 3배나 확대했다. KT&G는 2012년부터 고졸채용 전형을 도입했는데, 지난 7년간 300여명이 이 문을 통해 입사했다.

KT&G는 고졸 사원들의 안정적 사회생활 지원을 위해 멘토링 제도를 운영 중이다. 팀장급 직원들을 멘토로 지정, 업무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이다.

입사 후 1년이 되는 시점에는 현업 이해도 제고를 위한 '팔로업'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어린 나이에 입사해 군 복무가 필요할 경우 매월 2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안정적인 복직 준비를 위한 군 복무기간 외 1개월 휴가가 추가로 제공된다.

20세부터 호봉을 쌓는 신 연구원, 'KT&G 직원들도 부러워하는 동료'다.
99년생의 목표는 확실하다. 그는 "실무뿐만 아니라 분석에 관한 이론적 전문가가 되고 싶다. 10~20년 뒤에는 꼭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