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 오페라의 유령 '1000만 뮤지컬' 도전장
파이낸셜뉴스
2019.12.16 16:52
수정 : 2019.12.16 16:52기사원문
월드투어 첫 도시로 낙점
상징과도 같은 '샹들리에 추락'
첨단기술 접목해 더욱 섬뜩
유령이 마술처럼 사라지는 장면
연출진 "비법은 비밀입니다"
뮤지컬 산업의 아이콘과 같은 작품 '오페라의 유령' 개막 현장은 그야말로 뜨거웠다. 13일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첫 도시인 부산, 1800석 드림씨어터 객석을 꽉 메운 관객은 공연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이 전설적인 작품의 한국 귀환을 반겼다.
작사가 찰스 하트의 회고에 따르면 '오페라의 유령'은 자신이 쓴 노래 가사를 두 명의 타이피스트가 전자식 타자기로 치던 시절인 1986년 영국서 초연됐다. 해롤드 프린스 오리지널 연출(1923~2019)은 이 작품의 독보적인 성공 비결로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부터 무대디자이너 마리야 비욘슨(1949~2002)까지 각 분야 뛰어난 전문가들의 협업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 월드투어 배우 오디션도 진행했지만,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났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오페라의 유령' 속 음악을 라이브로 들으니 그 매력은 강력했다. '음악의 천사' '바램은 그것 뿐' '오페라의 유령' '밤의 노래' 등 쉬우면서도 아름답고도 극적인 선율은 1861년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한 이 기괴하면서도 낭만적인 뮤지컬에 흠뻑 빠지게 했다. 특히 오페라를 향한 유령의 뜨거운 열정과 가늠할 수 없는 고독·집착·질투 그리고 '뮤즈' 크리스틴을 향한 사랑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것은 웨버의 음악과 주역들의 호소력 짙은 연기·가창력이었다. 역대 최연소 '유령'이자 국내 무대에 처음 서는 '유령'역의 조나단 록스머스는 거침없으면서 섬세한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2012년 내한공연 이후 다시 찾은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은 매혹적인 목소리로 무대를 장악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작곡가이자 최면술·발명 등에 능한 괴신사가 자신의 뮤즈인 젊은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을 짝사랑하는 이야기. 경매 물건으로 나온 부서진 샹들리에가 객석 1열로부터 12.5m 높이의 극장 천장에 매달리는 순간,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크리스틴은 유령의 비밀스런 노래 지도로 환상의 목소리를 갖게 되고, 크리스틴의 어릴 적 친구이자 젊은 자작 라울은 크리스틴과 사랑에 빠진다. 6000개가 넘는 비즈가 달린 샹들리에는 라울과 크리스틴의 밀회를 목격한 유령이 질투심에 불타는 순간, 관객의 머리 위를 지나 무대 위로 초당 3m의 속도로 곤두박질친다.
'오페라의 유령'의 상징과 같은 이 소품을 조종하는 알리스터 킬비 기술감독은 "2012년 내한 공연 때보다 1.5배 빨라졌다"고 비교했고 프리드 협력연출은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이젠 그 어떤 극장에도 이 샹들리에를 설치할 수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프리드 협력연출은 또 "첨단 기술장비가 구비된 드림씨어터는 '오페라의 유령'을 올린 가장 좋은 공연장 중 하나로, 사운드가 특히 좋다"고 만족해했다.
유령이 마스크만 남긴 채 연기처럼 사라지는 장면이 있다. 프리드 연출은 장면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하자 "노"라고 일축했다. "비밀입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은 늘 마법과 같죠." 무대 위 화려함과 그 이면의 어두움이 공존하듯, 인간 내면의 양면성과 마법과 같은 낭만성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내년 2월 9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서울은 2020년 3월 14~6월 26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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