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장 가동 중단 확산… 디스플레이업계 '비상'

파이낸셜뉴스       2020.02.04 17:18   수정 : 2020.02.04 17:18기사원문
LG, 후공정 공장 2곳 중단
삼성, 중소형OLED 물량 조절
中정부 지속적 가동중단 요청에
LCD생산공장 가동 중단 우려

중국 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불확실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량 조절에 돌입한 생산 공장이 시간이 흐를수록 우후죽순 늘고 있는데다, 부품·소재 등 현지 공급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을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생산 차질이 이미 현실화됐다.

먼저 타격을 입은 건 제품 조립을 담당하고 있는 LCD 모듈 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 옌타이 모듈 공장의 가동을 최초 중단한 데 이어 지난 주말부턴 난징 공장의 가동도 중단했다.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옌타이, 난징 등 모듈 공장 3곳 중 2곳에서 가동이 멈춘 것이다. 옌타이와 난징 공장에선 노트북과 스마트폰, 차량용 LCD 패널을 조립하는 후공정을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 동관과 천진에 보유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 모듈 공장에서 제작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전자 등 세트 업체들의 생산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패널 업체까지 연쇄적으로 생산량 조절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보유 중인 LCD 생산 공장의 가동 중단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공정이 반도체 공정과 구조가 유사한 만큼, 한번 가동을 멈추게 되면 재가동이 쉽지 않을뿐 아니라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쑤저우에 LCD 패널 공장을,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 LCD·OLED 공장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가동을 중단하라'고 지속적으로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더욱 심해질 경우 가동 중단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 일부 중국 기업들의 경우 공장 가동 중단이 현실화되면서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 내 전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능력이 2월 중에 최대 2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자업계 공급망(SCM)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제작 공정에 수천가지 이상의 부품·소재가 쓰이지만 향후 안정적인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중국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이날부터 가동 중단에 돌입한 것처럼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디스플레이 패널이 사용되는 중국 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TV, 스마트폰 공장에서 생산 중단 기간이 연장되고 있는 점도 향후 패널 공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의 가동 중단 등 조치를 중국 정부에서 대부분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 불확실성이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엔 중국 현지의 패널 생산이 올스톱되는 부분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