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엑스포, 경주타워 설계 ‘이타미 준’ 명예회복한다
뉴시스
2020.02.04 18:59
수정 : 2020.02.04 18:59기사원문
현판 제작해 설치, 기념식도 개최 12년 법적공방 끝에 원 저작권자로 인정
‘이타미 준’은 재일 한국인 건축가 고 유동룡 선생(1937~2011)의 예명이다.
(재)문화엑스포는 오는 17일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유 선생의 장녀 유이화 ITM 건축사무소 소장, 영화 ‘이타미 준의 바다’를 제작한 정다운 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도 개최한다.
황룡사 9층 목탑의 실루엣을 품고 있는 경주타워는 2004년 공모를 거쳐 2007년에 건립됐다.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에 들어온 로만글라스를 상징해 유리와 철골구조로 황룡사 9층 목탑과 같은 높이 82m에 맞춰 음각으로 새겨졌다.
공모전에서 유동룡 선생의 출품작은 당선작이 아닌 우수작으로 뽑혔다. 하지만 완공된 경주타워는 유 선생의 설계와 유사해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고 12년 만에 원 디자인 저작자로 판결을 받았다.
2012년 경주타워 오른쪽 바닥 구석진 곳에 이를 명시한 표지석이 설치됐다. 지난해 9월 유가족은 도색이 벗겨지고 눈에 띄지 않아 ‘성명표시’ 재설치 소송을 진행했다.
이에 문화엑스포 이사장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원 디자인에 대한 인정과 유 선생의 명예회복 등을 위해 현판을 제작,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
표지석은 철거됐고 유가족의 소송도 취하됐다. 현판은 가로 1.2m, 세로 2.4m의 대형 철재 안내판으로 제작된다.
현판에는 유 선생의 건축철학과 2005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 2010년 일본 최고 권위 건축상 ‘무라노 도고상’ 등 수상경력과 제주핀크스 골프클럽 클럽하우스, 수풍석 박물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 대표작이 기록된다.
경주엑스포와 유가족은 2021년 유동룡 선생 타계 10주기에 특별 헌정 미술전 등 추모행사도 준비한다.
이 도지사는 “경주엑스포 이사장으로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적재산권은 고유의 자산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하기에 이번 현판식이 표절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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