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위성정당 추진 급물살에 정의당·민생당 어쩌나

파이낸셜뉴스       2020.03.03 15:29   수정 : 2020.03.03 15:29기사원문
비례의석 기대 급제동에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 





[파이낸셜뉴스] 범여권의 비례의석 확보용 연합정당 '정치개혁연합'(가칭)의 추진에 정의당과 민생당이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두 군소 정당은 독자 행보를 선택할 경우 거대 정당들과 비례의석 경쟁에서 승산이 없는 데다 그동안 위성정당은 꼼수라며 미래한국당을 비판해온 만큼 명분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최소 15석 이상 비례의석 확보를 목표로 그동안 비례대표 후보만 37명이 경쟁을 벌여왔다.

당내 인사 뿐 아니라 청년 정당을 표방한 미래당이나 일부 노조 주요 인사들의 비례의원 참여를 독려해 흥행 돌풍도 예고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범여권이 연합정당 추진을 통한 비례의석 확보 경쟁에 가세하면서 정의당 총선 전략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일각에선 정의당 비례의석이 3∼4석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의당이 연합정당 창당 논의에 참여하는 방안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정의당이 "위성정당은 꼼수"라며 미래한국당을 상대로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황에서 입장을 선회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또 진보정당 라이벌 관계인 민중당이 연합정당 논의에 참여 중인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심상정 대표는 "어렵게 만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미래통합당에 의해 도둑질을 당하는 모습을 보며 왜 고통스럽지 않겠냐"며 "그렇다고 위헌적 비례 위성정당으로 맞수를 두는 것은 잘못됐다"고 거듭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한 주요 지역구 의석 사수에도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이 심 대표의 경기고양갑 지역구에 한국노총 금융산업노조 수석부위원장 출신 문명순 고양갑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노동계 출신에 여성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심 대표와 격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영국 의원의 경남 창원·성산도 민주노총 출신 이흥석 후보가 민주당 단수 공천으로 사실상 노동계 표심 분산을 예고했다.

민생당의 처지도 정의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례의석 확보를 통해 당의 활로를 모색하고 제3당의 독자 행보를 모색해왔지만 이번에 위성정당 논의로 사실상 급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비례의석 확보를 위해 연합정당에 참가할 경우 사실상 호남 지역구 싸움에서 민주당을 겨냥한 정권 심판론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 있어 오히려 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지금 자발적으로 창당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민주당에서 절대 하지 않겠다며 미래한국당을 비난했기 때문에 명분도 없고 시기도 늦었다"고 일축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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