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 지정하면 도움될까?
파이낸셜뉴스
2020.03.05 16:38
수정 : 2020.03.05 16:38기사원문
정치권, 대구·경북 특별재난지역 지정 요구
태풍·지진 등 자연재난 피해 복구 지원에 초점
"주민 지원책도 적어…지정해도 실망 클 것"
정치권만 요란…막상 대구·경북 요청도 안해
[파이낸셜뉴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나선 주호영 의원과 진영 행안부 장관의 질의응답 중 한 대목이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병자가 폭증하고 지역 경제가 마비된 데 따라 야권을 중심으로 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가 크다.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 예결위 위원들도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추경안에 반대하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했다.
과연 대구·경북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면 지자체와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감염병엔 '큰 실익없어'
결론부터 말하면 감염병에 따른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도 큰 실익이 없다. 특별재난지역은 '재난안전법'에 따라 자연재난에 따른 피해복구를 전제로 만들어진 제도이기 때문이다.
태풍·홍수·지진 등으로 피해를 입은 시설물의 복구 책임은 본래 지자체에 있다. 다만 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클 경우 국가가 비용지원에 나선다. 이 때 적용되는 것이 특별재난지역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이 발생하면 복구비가 지자체의 가장 큰 문제"라며 "재난특별지역이 선포되면 정부가 50~70%의 복구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시설물 피해가 없는 감염병과는 큰 관련없는 제도인 셈이다. 신종 인플루엔자, 구제역, 메르스 등 감염병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예도 전무하다.
■"선포돼도 주민들 실망할 것"
시민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감염병예방법을 통한 실효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이 법에 따라 입원·격리자, 격리 통지서를 발부한 사람 등은 치료비·입원비·생계지원(4인 기준 123만원)을 받는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에 따른 피해자 지원책도 유사한 수준으로 마련돼 있지만 중복지원이 불가능할뿐더러 재난에 직접적인 상해를 입었다는 점이 확인돼야한다. 감염병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지범 교수는 "재난이 발생하면 지자체와 주민들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한다"면서도 "막상 선포해도 주민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은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대구를 방문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발언한 배경에도 이같은 점이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경북 요청 안해
다만 정 교수는 "국민의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선포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행안부도 지자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 요청이 들어오면 충분히 검토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면서도 "아직 대구·경북 모두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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