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이 끝이 아니었다'… 미성년 성착취물 끊임없이 유통

파이낸셜뉴스       2020.03.26 17:41   수정 : 2020.03.26 18:52기사원문
텀블러·템백스 등 SNS에서
성착취 동영상·합성사진 등 거래
지인능욕 게시글도 버젓이 올라와
명예훼손·모욕죄 등으로 처벌 가능

텔레그램을 통해 미성년자 등 다수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의 운영자 조주빈(24)이 검찰에 송치됐지만 미성년자 성착취 게시물은 여전히 거래되고 있다. 해당 SNS(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관련 영상뿐 아니라 n번방 사건과 함께 디지털성범죄라고 알려진 이른바 '지인능욕' 행위까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미성년자 성착취 글만 수백개

26일 텀블러와 텀벡스 등 SNS에는 수백건이 넘는 미성년자 음란 동영상과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주로 지인 여성들의 얼굴과 신상정보 등을 올려 수위가 높은 정도의 성희롱을 다같이 하고, 나체사진이나 불법 동영상 등과 합성해 유통하는 '지인능욕' '지인박제' 게시글이었다.

SNS에 올라온 여성 상당수가 미성년자였다. 교복을 입고 있는 사진, 심지어 미성년자인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도 있었다. 게시글 작성자는 사진 설명에 "노예로 만들어버리고 싶다" "능욕 잘하면 몸사(몸 사진)랑 영상, SNS 계정 등 신상정보를 주겠다"며 반응을 유도했다. 또 "에스크(사이트 회원에게 익명으로 질문을 할 수 있는 어플)로 능욕을 보내라"라고 하는 등 다른 SNS 계정으로의 성희롱을 유인하기도 했다.

미성년자의 불법 성착취 동영상도 거래되고 있었다. 게시글엔 마치 메뉴판을 연상하듯 '중딩 OO영상 9개 문화상품권 2만원', '저학년 OO영상 38개 문화상품권 2만원' 등 거래영상 목록이 게재돼 있었다. 또 "상호보안상 문화상품권만 받는다, 구매 문의는 텀블러나 텔레그램 메시지로 달라"고 공지해 놓는 등 n번방에서 유포되고 있는 미성년자 성착취 동영상과 똑같은 방식의 동영상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텀벡스 등에서 이뤄지는 불법 동영상 거래와 지인능욕 행태를 공론화하고 있는 한 트위터 계정은 "유명 텀벡스 계정을 모아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예훼손·모욕죄 등 가능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지인능욕과 관련한 청원이 수십개 올라와 있는 상태다.
현재 4만8000여명이 동의한 한 청원글에는 "여러 일반인 여성의 사진을 저장한 후 이름, 나이, 사는 지역 등 신상정보를 허구의 성적 내용과 함께 올리는 지인능욕 사이트가 엄청나게 많이 있다"며 "'성관계하고 싶다' '같은 학교였으면 맨날 몰래 몰카찍었을듯' 등 위험한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뱉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만여명이 동의한 청원글 역시 "n번방을 통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과 위험성이 수면 위로 오른 상황에서 '지인 능욕' 가해자 역시 면밀히 조사 해주시고 엄하게 처벌 해주시기를 간곡히 청원한다"는 내용으로 관련자의 엄벌을 요구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를 맡고 있는 서혜진 변호사는 "이런 행위는 통신매체음란 등으로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며 "합성을 통해 음란물을 만들지 않았더라도 사진과 함께 성희롱적인 발언이 오갔다고 하면 명예훼손이나 모욕, 그밖에 민사 손해배상 청구 등으로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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