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민, 군소당 당선인들 '원대복귀' 후 공동교섭단체로?

뉴시스       2020.04.20 13:28   수정 : 2020.04.20 13:28기사원문
군소당 출신 용혜인·조정훈 원대복귀 시사해 '野 제2교섭단체' 출범시 與 공수처장 등 곤혹 더시민·열린·정의 통틀어 공동교섭단체 거론 용혜인 "공동교섭단체는 충분히 검토 가능해" 민주당 일각 "공동교섭단체 방식이 나을 듯"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이날 현충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더불어시민당 우희종·최배근 공동대표와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당선자들과 함께 했다. 2020.04.17.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안채원 기자 = 21대 총선 후 여야 모두 제2 교섭단체 출범 여부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군소 정당 당선인들의 '원대복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용혜인 더시민 비례대표 당선인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하는 것이 선거연합정당을 애초에 만들 때부터의 논의사항이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변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용 당선인은 연합정당에 참여한 기본소득당 몫으로 비례대표 5번을 받아 당선됐다. 이밖에 '시대전환' 출신 조정훈 당선인도 원대복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들 군소정당 출신자가 복귀하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시민 의석수는 15석으로 줄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보다 5석이나 모자라게 된다.

당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이 닥쳐온 상황에 우당(友黨)이 필요한 민주당으로선 아쉬운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더욱이 미래통합당이 현재 19석인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의원 1명을 더해 교섭단체를 만들 경우 원내 협상에서 1대 2 구도에 처하게 된다.

일각에선 이들의 원대복귀를 늦추는 방안이 거론되나, 당초 연합정당에 군소 정당들을 참여시킬 당시 약속한 탓에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순수한 범여권 내에서 '의원 꿔주기'를 통해 교섭단체를 구성하려면 민주당 현역 의원 5명이 더시민으로 이적해야 한다.

과거 16대 총선 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이 DJP연합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에 의원 4명을 이적시켜 교섭단체 기준 20석을 채워준 적이 있지만, '꼼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데다가 현역 의원들도 미지근한 분위기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0.04.20. photothink@newsis.com


때문에 당 안팎에선 정의당과 친여 성향 열린민주당을 모두 포함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주평화당(민생당 전신)과 정의당, 호남 무소속 의원들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전례도 있다.

군소 정당 출신 당선인들도 당적을 유지할 수 있는 공동교섭단체는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용 당선인은 "단순히 미래통합당의 꼼수 저지가 아니라 실제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교섭단체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소득에 대한 공론화라든가, 예를 들면 저의 입장에서는 이런 구체적 의제들을 가지고 원내교섭단체를 같이 함께 구성한다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라며 "한 정당이어야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우희종 더시민 공동대표도 공동교섭단체에 대해 "하나의 가능성으로 충분히 열려있다고 본다"며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우리 시민당은 검찰개혁이 주축이 된 당이다. 그러다 보니까 공수처법이라든지 원래 출발의 취지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그런 유연성은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제2 교섭단체는 할 수밖에 없다. 통합당이 만들면 2대 1이 돼 (우리) 교섭력이 낮아진다"며 "방식은 공동교섭단체가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제2 교섭단체가 사실상 위성정당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여론의 역풍을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일단 제2 교섭단체와 공동교섭단체 모두 거리를 둔 채 통합당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과 더시민의 관계는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정상 상태로 가야 한다"며 "우리당과 다시 합당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제2 교섭단체에 반대의사를 드러냈다.

설 최고위원은 "혹시 야당이 복수 교섭단체를 결성하는 등 국민의 뜻과 벗어나는 경우에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므로 순리의 정치로 가는 게 맞다"며 "더시민과 우리당이 합치하는게 올바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제2 교섭단체는 현재까지 검토해본 바 없다"며 "통합당이 만들든 안 만들든 지금까지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을 고민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욱이 민주당에서 파견돼 원대복귀를 바라는 비례대표 당선인들이 더시민에 사실상 잔류해야 하는 공동 교섭단체에 반대하는 것도 부담거리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김홍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2020.04.12. hgryu77@newsis.com


김홍걸 더시민 비례대표 당선인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비례정당을 만들 때부터 국민 여러분께 양쪽이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또 어떤 꼼수를 부리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총선 민의에도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양쪽이 다 그런 시도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잘라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출신 비례 당선인도 뉴시스에 "우리들은 빨리 민주당에 복귀해서 일을 하길 바란다"며 "상황이 흘러가는데 이렇게 하는 건 국민들이 또 꼼수냐고 보는 정서도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공동 교섭단체에 난색을 드러냈다.


총선 후 민주당이 당대표, 원내대표 등 리더십 재편 시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교섭단체 논의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제2 교섭단체의 향배는 21대 국회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리더십의 결단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공수처장 임명 문제로 (의원을) 꿔주고 채워서 교섭단체를 만든다는 것은 또 한 번의 꼼수"라면서도 "아마 만들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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