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마이너스에 키움증권 HTS 먹통…일부 강제청산에 손실(종합2보)
뉴스1
2020.04.21 14:34
수정 : 2020.04.21 14:34기사원문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박응진 기자,전민 기자,양새롬 기자 = 국제 원유 선물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일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마이너스 가격을 인식하지 못하는 전산 장애가 발생해 원유 선물 거래가 중단되고 일부에선 강제 반대매매로 손해를 입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일부 원유선물 투자자들은 매매중단으로 월물교체(롤오버)를 못하게 됐고 일부 투자자들은 선물가격 하락에 손실이 증거금을 넘어서면서 캐시콜(강제청산)을 당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키움증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피해 규모와 보상부분에 대해 회의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를 본 한 투자자는 키움증권 홈페이지에 "키움증권 HTS 글로벌 차트가 오류나고 현재가 자동청산 주문도 안되고, 바로 팔기 주문도 거부됐다"며 "주문창에 키보드의 마이너스키는 아예 입력이 안돼 청산 주문 자체가 안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마이너스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을 지켜만 봐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이번 사태는 키움증권의 100% 과실"이라며 "손실금은 당연히 키움증권이 책임져야 하고 원금 또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오류는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HTS에서도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늘) 새벽 음수인식을 못하는 장애가 발생해 일부 주문이 나가지 못했지만 바로 이를 인지, 수정해 현재는 정상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장애가 발생했던 시간은 1~2시간 정도"라고 설명했다.
코스콤 단말기에서도 WTI 근원물 가격이 4000만 달러가 넘는다고 나오는 등 오류가 있었다. 코스콤 관계자는 "시스템을 껐다 켜야만 수정이 가능해 현재는 수정하지 않고 '0'으로 숫자만 내려 놓은 상황"이라며 "오늘 장이 마감된 이후에 수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표기 오류를 정정하면서 원유선물 외 마이너스가 표기될 수 있는 다른 선물에 대해서도 비슷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행히 키움, 한국투자증권 등을 제외한 다른 증권사의 경우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와 교보증권, 대신증권 등은 HTS가 마이너스를 인식하지 못했지만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기 전 청산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가격 변동성과 왜곡 등이 있을 수 있어 해외 선물의 경우 만기일이 하루 전에 해당 고객에게 만기일 알림과 청산 권유 등을 고지한다"며 "이 고지내용에 따라 고객들이 미리 청산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거래가 많이 없었고, 강제청산이 벌어지는 시간이 자정인데 그 시간대에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아 피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도 "롤오버를 미리 해놓은 상황이라 피해가 없었다"고 전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으로부터 현황과 피해 복구 계획을 보고받는 한편 다른 증권사 HTS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파악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키움증권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것"이라며 "투자자가 민원을 제기해야 피해가 집계되기 때문에 당장은 정확한 피해 범위 집계가 힘들다"고 했다.
한편 키움증권에선 지난달에도 3차례에 걸쳐 모바이트레이딩시스템(MTS)이 멈추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지난달 13일 장 개장 직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키움증권 MTS에서 약 10분간 접속이 지연됐었다. 같은달 27일에는 주문체결 데이터 급증으로 실시간 잔고 및 주문 체결결과 확인이 지연됐고 30일에는 잔고 표시가 조회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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