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이던가"…제주·강원 만실 '눈앞'인데 웃지 못하는 호텔업계
뉴스1
2020.04.23 06:06
수정 : 2020.04.23 10:19기사원문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이달 말부터 5월 초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동안제주와 강원 등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청정지역의 호텔들이 모처럼 만실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호텔업계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느슨해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 탓에 자칫 '2차 유행'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상상하기도 싫은 2차 유행이 현실화하면 호텔업계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소탐대실'(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손실을 입는다)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코로나19 종식선언이 머지않았다. 황금연휴 때 반짝 특수를 누리기보다는 코로나19가 종식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는 편이 더 나은 때문이다.
2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롯데호텔제주 객실 예약률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신라호텔의 객실 예약률 역시 코로나19 공포가 한창이던 한달전과 비교했을 때 70%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차단되면서 여행 기분을 느끼려는 이들이 제주로 대거 몰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제주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롯데리조트 부여·속초 지점의 예약률도 90%까지 치솟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와 거제 '벨버디어'의 객실예약률도 각각 97%와 95%로 만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산 한화리조트 해운대는 이미 '만실'을 기록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실 만실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 중인 전체 호텔 객실의 평균 예약률은 82%까지 회복됐다.
이 밖에 서울에 있지만 산속에 자리잡아 조용히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의 예약률도 90%에 육박했다. 조선호텔이 운영 중인 웨스틴조선 부산 지점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높은 객실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호황에도 호텔업계는 마냥 웃을 수 없는 분위기이다. 특히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10명 중 3명꼴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호텔 방역 체계가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호텔이 혹시라도 '2차 유행' 진원지가 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행객들이 몰리는 황금연휴 기간을 대비해 발열 체크를 비롯한 손 소독제 비치 등 코로나19 방역 체계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황금연휴 기간 대부분의 서울 시내 특급호텔 객실 예약률은 코로나19 발생 이후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금연휴 기간 동안 서울을 떠나 강원·제주 등 비수도권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투숙객들이 몰리는 반면 서울 시내 호텔 객실 예약률은 예년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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