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마이크로LED TV, 에너지 효율등급 표기 면제
뉴스1
2020.05.29 06:01
수정 : 2020.05.29 07:21기사원문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앞으로 국내에서 수입 혹은 제조된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에는 법적 의무인 '에너지 효율등급'을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현행법상 국내에 수입 혹은 제조를 통해 TV를 판매하는 업체는 반드시 에너지 효율을 측정해 그 등급을 소비자들이 볼 수 있게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기술로서 이제 막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데다가 보급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가 일종의 '규제 완화' 차원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같은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제15조 등에 따른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0-55호)'을 일부 개정했다.
개정된 고시(제2020-83호)는 '효율관리기자재의 범위·구분 및 측정방법'에 나열된 텔레비전수상기(TV) 기자재 범위에서 마이크로 LED 패널을 적용한 제품은 제외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관련법과 고시에 따라 한국에서 TV를 수입 혹은 제조한 뒤 판매하는 기업들은 화면 대각선길이 기준 47㎝(18.5인치) 이상부터 216㎝(85인치) 이하이며 수직해상도가 4320(8K) 미만일 경우 반드시 정해진 방법에 의해 에너지 소비효율과 사용량, 등급 등을 표기해야 한다.
다만 이같은 규정에 제외되는 '예외사항'으로 브라운관(CRT),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현재 국내에서 사실상 생산과 판매가 중단된 '구형 TV'로 분류되는 것들이다. 또 국내 기업이 해외로 TV를 수출하는 경우에도 이 규정을 적용받진 않는다.
이번에 산업부는 규정 개정안을 통해 예외제품 목록에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패널 TV'도 추가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 단계가 아닌 제품이라 에너지효율 등급 표기 기준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고시 '제3조(용어정의)'를 살펴보면 효율관리기자재에 대해 "보급량이 많고 그 사용량에 있어서 상당량의 에너지를 소비자는 기자재"라며 대량 생산 및 판매가 가능한 제품만 해당됨을 알 수 있다.
업계에선 국내 디스플레이 및 TV 세트업체들이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종의 '규제 완화' 혜택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해외에서도 협상을 통해 동일한 내용의 규제 완화 성과를 냈다. 2019년 3월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유럽연합(EU)과 협의를 거쳐 당초 올해부터 유럽 전역에서 시행될 예정이었던 마이크로 LED TV에 대한 에너지 효율규제(에코디자인 규제)를 2023년 시행으로 늦춘 것이다.
당시 산업부는 "신기술이 적용된 마이크로 LED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유럽에서 에너지효율규제 시행시기를 완화해달라"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수용해 EU 측과 논의한 끝에, 3년간의 시행유예를 이끌어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기판에 촘촘하게 붙여 구현한 기술로 선명하고 밝은 화질을 제공하고 에너지 효율도 높아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잇는 신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원가와 생산성 측면에서 이전 제품 대비 비용이 급상승한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국내기업인 삼성, LG를 비롯해 소니, 애플 등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차세대 기술'로 마이크로 LED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업계에선 상용화 단계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으로 14년 연속 글로벌 TV 1위인 삼성전자를 꼽는다. 삼성전자는 2018년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146인치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더 월(The Wall)'을 최초 공개했다.
최근에는 화면 크기를 낮춰 100인치 미만 제품까지 개발을 마쳤으며 이르면 올 하반기엔 국내에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도 지난 1월 'CES 2020' 현장에서 "마이크로 LED 가정용 제품을 하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쟁업체인 LG전자도 올해 CES에서 신기술을 적용한 145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가정용이 아닌 상업용(B2B) 제품이며 LG전자는 현재까지도 상용화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개발중인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시장이 성숙될 때까지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준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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