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나그네길…'죽음을 배우는 시간'
뉴시스
2020.07.17 15:48
수정 : 2020.07.17 15:48기사원문
저자는 현대의학이 인간의 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말기 질환에 시달리던 환자가 결국 병원에서 숨을 거두게 되는 경우 의료인은 남은 가족과 슬픔을 나누고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 인도적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 의료 시스템 속에서 의료진은 환자의 삶의 질과 죽음의 질을 최우선으로 하기보다는 보호자에게 질책을 피하기 위한 선택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런 시스템은 의사들이 더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사망의 전 과정을 온갖 진단명으로 세분화하고, 그때그때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데 급급해진다. 밥을 먹지 못하면 억지로 영양을 공급하고, 숨을 쉬지 못하면 기도삽관을 한다. 사망의 자연스러운 단계가 모두 처치 가능한 질환으로 탈바꿈했다. '죽음의 의료화’(medicalization of death)' 환자와 가족에게 고통의 연장과 경제적 손실을,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제한된 의료자원 낭비를 안긴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은 가족 입장에서도 마음을 정리하고 죽음에 관해 대화해야 할지, 행정적으로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설명해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외에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능 저하와 대처법,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법과 임종장소 선택에 고려할 점 등 죽음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망라되어 있다.
이 책은 암 진단을 받고 가족과 여행을 떠난 91세 할머니, 입원 권유를 거부하고 호스피스 치료로 가족과 함께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 환자, 안락사를 택하고 스위스에서 세상을 떠난 구달 박사 등 국내외 다양한 웰다잉 사례도 소개한다. 김현아 지음, 344쪽, 창비,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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