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식분할, 의미와 영향은

파이낸셜뉴스       2020.08.01 03:48   수정 : 2020.08.01 03: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애플이 7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식 1주를 4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주당 약 100달러 수준으로 주가를 낮춰 호주머니가 가벼운 투자자들도 애플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애플이 내세운 주된 배경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31일 200년 닷컴 거품 붕괴 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주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오른 뒤 액면분할을 한 경우가 별로 없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편입 기업의 경우는 더 없다면서 두 지수 모두에 편입된 애플의 전날 액면분할 결정은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주가가 지금 3000달러가 넘지만 상장(IPO) 뒤 20여년간 단 한 차례도 액면분할을 하지 않았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역시 2종류 주식의 가격이 최대 1538달러에 이른다.

심지어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29만달러가 넘는다.

다만 버크셔는 소액투자자들을 위해 따로 주식을 발행했고, 2010년 이를 액면분할했다. 현재 클래스B 주가는 194달러 수준이다.

액면분할 어떻게 되나

애플 발표에 따르면 애플 주주들은 8월 24일 장 마감 뒤 각자 보유한 지분 1주에 3주씩이 추가된다.

액면분할된 주식은 1주일 뒤인 8월 31일부터 거래가 시작된다.

애플은 주가가 너무 올라 투자하지 못하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주가를 낮춘다고 했지만 실제로 투자자들은 지금도 소액으로 애플 투자가 가능하다.

찰스슈와브를 비롯해 증권사들은 개미 투자자들도 애플 주식 상승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애플 주식을 쪼개 적게는 5달러부터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 주식을 갖고 있지 않지만 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것과 같은 투자효과를 가져다 준다. 간접투자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형식인 셈이다.

배당은 어떻게 되나

애플은 8월 10일 장마감을 기준으로 주주들에게 주당 82센트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 때 애플 주식을 소유한 이들에게 배당이 지급되는 것이다.

배당지급일은 사흘 뒤인 8월 13일로 액면분할 이전이다.

같은 수준의 배당이 지급된다면 액면분할 뒤에는 주당 약 21센트 수준이 된다.

주식시장에는 어떤 의미가

우선 액면분할은 애플에는 별다른 의미는 없다. 근본적으로 회사 구조가 달라지는 것도, 시가총액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단기적으로 액면분할 호재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그 효과도 사라진다.

주식시장 전반에도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특히 S&P500 지수의 경우 영향 사각지대에 있다.

그러나 다우지수에서는 얘기가 좀 다르다. 애플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

다우지수는 주가 비중으로 구성된 지수여서 주가가 높으면 다우지수 일일변동폭을 높여주게 된다.

현재 애플이 다우지수에서 가장 비싼 종목이어서 액면분할은 다우지수내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주당 305.23달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애플의 바통을 이어 다우지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주가 움직임에 다우지수가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또 애플의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간 흐름도 달라질 전망이다. 기술주 영향이 다우지수에서 줄어들기 때문이다.


애플 액면분할 역사

애플의 액면분할은 이번이 5번째다.

1987년 6월 16일, 2000년 6월 31일, 2005년 2월 28일 각각 주식 1주를 2주로 쪼개는 2대1 액면분할을 했다.

2014년 6월 9일에는 주식 1주를 7주로 나누는 7대1 액면분할을 단행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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