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납품 끊겨 공장 멈추고 짐싸고… 곳곳 임대 현수막만

파이낸셜뉴스       2020.08.02 17:38   수정 : 2020.08.02 18:10기사원문
구미·울산 산단
車부품 등 코로나 불황 직격탄
고정비용 느는데 매출은 급감
기업회생절차 밟는 기업 늘어나

【 구미(경북)·울산=강재웅 김은진 한영준 기자】 대한민국 대표 산업단지인 경북 구미시와 울산시 산업단지는 가동이 중단된 공장으로 흉흉함 그 자체다.

경남 A산단에서 만난 B대표는 "힘들어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며 "일감이 너무 없다 보니 공장이나 직원들도 이제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나마 국가가 관리하는 단지는 지원이 되므로 양호한 상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또는 자체관리지역인 산업단지는 가동을 멈춘 공장이 즐비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고정비 증가하는데 매출 줄어


울산에 위치한 산업단지는 임계치까지 도달한 느낌이다. 울산은 현대차·현대중공업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및 부품, 조선산업이 발달된 도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이 공장문을 닫고 열고를 반복하면서 산단에 위치한 부품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울산 매곡일반산업단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업계추정 평균 30% 이상이나 줄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도 생겨났다. 매곡산단의 한 부품업체 대표는 "코로나19로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납품 계약물량이 급격히 준 데다 인건비와 4대보험 등 준조세 상승, 내연기관차가 줄면서 오는 압박 등 '3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매곡산단 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 생겨나는 등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곡산단의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 설비투자는 완전히 멈춰진 상태다. 매출이 급감해 투자에 쓸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이 산단에 위치한 업체들 중 직원들에게 휴가비를 지급하는 곳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공장 해외이전, 중기 직격탄


구미산업단지 역시 힘든 건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삼성전자가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일부를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면서 급격히 어려워졌다. 구미금형발전협의회 관계자는 "협의회에 40개의 기업이 있는데 절반 이상이 어려운 상태"라며 "실제 공장매각이나 개인파산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고 털어놨다.

최근 삼성과 노키아에 부품을 납품하던 한 기업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약 4000㎡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던 잘 나가던 중소기업이 일거리가 줄면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마스크만 호황…'떴다방' 공장 생겨


구미산업단지에선 단기 임대를 하는 일명 '마스크 떴다방' 바람이 불고 있다. 산업단지 업체들이 부족한 매출을 메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새 먹거리를 찾은 셈이다.

구미산단에 입주한 A기업 대표는 "구미엔 나 말고도 주변에 마스크 설비를 들여놓는 곳들이 많다"며 "일거리 자체가 없어지면서 잠깐이라도 매출을 올려보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구미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생산 바람이 불고 있지만 설비를 들여놓는다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자동화 설비를 갖춰놓지 않으면 원가절감이 힘들어서 여기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크스 떴다방은 구미 외에도 안산과 대구 등 마스크 생산 기반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중국에서 마스크 생산기계를 구매해 덴탈 마스크를 생산중인 C공장 관계자는 "마스크 생산은 기계와 공장만 있으면 가능하다"며 "산단에 비어 있는 공장이 많이 있어 생산시설을 얼마나 갖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기업도 임시적으로 6개월 공장 임대계약을 맺고 마스크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 단기임차를 통해 '수입과자' 등을 가게에서 판매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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