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침수차가 멀쩡한 중고차 둔갑…낭패 피하는 방법은
뉴스1
2020.08.09 07:00
수정 : 2020.08.10 08:08기사원문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최근 유례없는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차량 침수피해가 늘고 있다.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피해신고만 3000건을 넘어섰다. 보험사가 인수한 전손 차량이나 침수 이력을 속인 중고차가 시장에 유통될 수 있는 만큼 중고차 구매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집중 호우로 접수된 차량 피해건수는 3000여건이다. 평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접수건수가 10배가량 늘었다. 다음주 후반까지 장마가 이어질 경우 침수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위험 때문에 침수차량은 원칙적으로 폐차돼야한다.
문제는 침수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정상차로 둔갑해 유통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침수차가 중고차시장에 유통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전손처리된 침수차가 브로커를 거쳐 중고차로 둔갑하는 경우다.
전손처리란 수리비가 차량가격보다 더 많이 나올 때 보험사가 비용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차주는 비용(보험가입 차량가격)을 보전 받고 보험사는 차량을 인수해간다. 침수피해가 큰 차량은 분해 가능한 부품을 모두 떼어낸 뒤 이를 교체 및 수리해야해 상당수가 전손처리된다.
보험사는 인수한 차량을 폐차업체에 처분하는데 이런 매물만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브로커가 있다. 이들은 차량을 싼값에 사들인 뒤 중고부품을 사용해 저렴하게 수리한다. 이렇게 수리된 침수차는 정상적인 중고차로 둔갑해 시장에 유통된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차량 소유자가 정비업체를 통해 침수흔적만 감춘 뒤 중고차로 파는 경우도 있다. 이들 중고차는 주로 직거래를 통해 판매된다. 보험처리로 자동차를 수리한 뒤 명의나 번호판을 수차례 변경해 침수이력을 추적하기 어렵게 하는 방식도 있다.
침수차를 구분하는 몇 가지 팁이 있지만 외관수리에 공을 들이는 만큼 일반 소비자가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당겨 오염 여부를 확인하거나 트렁크 바닥을 드러내 모래 등을 체크하는 방식은 부품 교체 및 세척이 이뤄지면 침수 구분이 불가능하다.
트렁크 웨더 스트립(고무패킹)을 벗긴 뒤 내장재 안쪽의 차체 오염여부를 확인하는 게 조금 더 나은 방법이다. 좌석은 아래 플라스틱 내장재를 들어 올린 뒤 차체를 살펴볼 수 있다. 이들 프레임 부분은 청소가 까다로워 물때 흔적 등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다.
운전석 왼쪽 아래 퓨즈박스를 뜯어서 전선 오염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 부분도 마음먹고 분해·청소하면 침수 여부 확인이 불가능해 완전한 구분은 어렵다.
구매 전 차량 RPM을 3000 수준에서 5분 이상 가동해보는 것도 침수차를 구별하는 요령이다. 이때 차가 심하게 떨리면 침수에 따른 엔진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침수피해가 아니더라도 엔진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여서 가급적 구매하지 않는 게 낫다.
무엇보다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폭우 기간 이전등록 된 차량이나 직후 매물로 나온 중고차는 구매를 피하는 게 좋다.
업계 관계자는 "침수차가 수리 후 중고차 시장에 나오기까지 보통 한달가량 걸리기 때문에 8·9월 정도에 나오는 물량은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해당 기간에 꼭 구매해야 한다면 보험개발원의 자동차이력정보서비스를 확인한 뒤 매매계약서에 침수피해 보상 특약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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