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M&A 시장 3분기 급가속, 수십조원 '메가딜' 쏟아져
파이낸셜뉴스
2020.08.10 13:43
수정 : 2020.08.10 13: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이 지난 2·4분기 부진을 딛고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만성적인 국면에 접어들면서 멈췄던 협상을 재개하고 불황을 견딜만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수십조 단위의 대형 거래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 통계를 인용해 3·4분기 시작 이후 약 6주 동안 인수가액이 100억달러(약 11조원)가 넘는 M&A 협상만 8건이었다고 전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드아이홀딩스는 이달 발표에서 미국의 편의점형 주유소 브랜드 스피드웨이를 2조엔(약 22조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미 반도체 업체 아날로그 디바이스도 지난달에 경쟁사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210억달러에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리피니티브에 의하면 올해 6~7월 집계된 월간 세계 M&A 시장 규모는 각각 3000억달러로 4월(1000억달러)과 5월(1300억달러)비해 크게 늘었다.
골드만삭스의 마이클 카 국제 M&A 공동대표는 "이번 거래규모 반등은 매우 놀라운 수준이다"고 말했다. 지난 6년간 상승세를 보였던 M&A 시장은 지난 2·4분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봉쇄가 이어지고 금융시장 위축에 따라 유동성이 마르면서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2·4분기 세계 M&A 규모는 485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5% 감소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맹위를 떨쳤던 2009년 3·4분기 이후 가장 작았다.
FT는 최근 주가 회복과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환경 변화가 M&A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풀이했다. 스위스 UBS은행의 네스트로 파즈 갈린도 국제 M&A 공동대표는 "사람들이 기업 경영에서 규모의 경제와 회복력을 어떻게 구축할 지 고민하면서 M&A 논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범세계적인 주가 폭락을 지적한 뒤 "그런 증시에서는 주식 관련 거래를 할 수 없다"며 주가 회복이 M&A 시장 회복에 도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앨리슨 하딩 존스 유럽·중동·아프리카 M&A 대표는 "밀린 일 때문에 당분간 매우 바빠질 것"이라며 멈췄던 협상들이 재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계의 전략적 M&A와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회복을 점치기에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미국 제약사 써모 피셔는 지난 3월에 네덜란드 경쟁사 퀴아젠을 11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퀴아젠의 코로나19 시험키트 가치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거래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미 투자은행 센터뷰파트너스의 블레어 에프론 공동 창업자는 "지금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볼 수 없는 환경에서 대형 거래를 할 수 있을 만큼 서로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업계를 바꿀만한 거래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야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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