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SSD·PC·노트북 값 일제히 치솟아
반도체 업체, AI용 제품에 생산 역량 집중
소비자용 부품 공급은 절벽...가격 널뛰어
"당분간 상승세 이어져, 더 오를 가능성도"
반도체 업체, AI용 제품에 생산 역량 집중
소비자용 부품 공급은 절벽...가격 널뛰어
"당분간 상승세 이어져, 더 오를 가능성도"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7만원 하던 D램(16GB)이 지금 40만원을 넘어요. 이것도 오늘 기준이지, 다음 주엔 또 얼마나 오를지 모릅니다."
지난달 30일 기자는 서울 용산에 있는 조립 PC·노트북의 메카 선인상가를 둘러봤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상가는 하루 종일 손님이 없이 한적했다.
현장에서 만난 상인에게 삼성전자 PC용 D램(DDR5-5600 16GB)을 구할 수 있냐고 문의하자 그는 "구할 수는 있지만 생산량 자체가 없어 D램 가격이 일주일에 5만원 꼴로 오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까지 통상 가격이었던 7만~8만원을 유지하다가 11월에 15만원을 찍더니 40만원을 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D램뿐 아니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까지 다 오르면서 100만원 하던 컴퓨터가 200만원이 됐으니 일반 손님들은 사지를 않는다"며 "상인들도 손이 멈춰 상가가 한적하다"고 설명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PC용 D램(DDR5 16GB)은 지난해 9월 최저가 6만 9246원을 기록하다가 이날 38만8300원까지 급등했다. 같은 기간 노트북용 D램(DDR5 16GB)은 최저가 6만7990원에서 40만310원으로 뛰었다. 삼성전자 SSD(1TB)는 25만 520원에서 44만4500원까지 올랐다.
완제품 PC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D램 16GB와 SSD 1TB를 장착한 삼성전자 갤럭시북5 프로360은 202만1220원에서 248만9960원으로 상승했다. 동일 조건의 PC HP 옴니데스크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106만9000원에서 131만8970원으로 올랐다.
한 상인은 "일시적으로 부품 가격이 1만~2만원 내려가는 날도 있는데, 공급이 풀린 것이 아니다"라며 "재고를 털어야 하는데 너무 비싸서 사람들이 사가지 않으니 쟁여둔 걸 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금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상인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일은 늘 있어왔지만, 30년 넘게 장사하면서 지금과 같이 가격이 오른 것은 처음 본다"며 "조립 PC 중에서는 110만원에 맞출 수 있었던 것이 204만원까지 치솟은 것도 있고, 160만원에 팔리던 노트북 중 220만원으로 오른 것도 있다"며 "노트북은 출고가를 못 맞춰 새로운 공급을 멈춘 상황"이라고 말했다.
D램 등의 공급부족 사태가 언제 풀릴지는 미지수다. 다나와 관계자는 "최근 사이트에서 가격 변동이 심한 제품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올랐다"며 "공급 절벽이 이어지면 상승세는 최소 1년에서 2년 이상 지속될 수 있고 추가로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9년간 조립 PC 수리 전문점을 운영한 이재봉 리더스텍 대표는 "지금과 같은 때는 이례적"이라며 "당장에 생산라인을 늘릴 수도 없고 대체로 쓸 수 있는 게 중고 부품을 재활용하는 방법밖에 없어 당분간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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