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짙어진 여름향기.. 자연이 주는 위로의 선물

파이낸셜뉴스       2020.08.14 04:00   수정 : 2020.08.14 04:00기사원문
하루 코스 가족여행지, 대전 계룡산
사람과 물이 통한다는 수통골
경사 완만해 부담없이 걷기 좋아
쪽빛 계곡 물소리에 저절로 힐링
대전현충원 보훈둘레길 산책로
30년 넘은 나무들 피톤치드 쏟아내
한바퀴 10㎞ 흙길 3시간이면 완주

【대전=조용철 기자】 예로부터 계람산(鷄藍山), 옹산(翁山), 서악(西嶽), 중악(中嶽), 계악(鷄嶽) 등 여러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계룡산. 중국 당나라 장초회의 '한원(翰苑)' 백제조에 '계룡동치', '국동유계람산' 등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계람산'이라는 명칭은 계곡의 물이 쪽빛같이 푸른 데서 나왔다.

통일신라 시대에는 '신라5악' 중의 서악으로, 조선시대에는 묘향산의 상악단, 지리산의 하악단과 함께 계룡산의 중악단에서 봄과 가을에 산신제를 올렸다.

중악단은 신라 때부터의 산신 제단으로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계룡산 산신제를 올렸다고 전해진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경도진산(京都鎭山)으로 개성의 오관산, 한양의 삼각산, 진잠의 계룡산, 문화의 구월산 등을 들고, 그것들을 서로 비교하는 가운데 계룡산을 이같이 논평했다. "계룡산은 웅장하기가 오관산에 미치지 못한다. 골짜기가 깊숙하게 들어앉은 것이며, 국(局) 안 서북쪽에 용연이 있어 심히 깊고 넓게 흘러서 국 안에 큰 시내를 이룬 것은 개성이나 한양에는 없는 것"이라며 이어 갑사·동학사 등 명승지를 소개했다.

계룡산 수통골 1코스는 도심과 가까우며 사람과 물이 통하는 아름다운 계곡과 수놓은 비단처럼 아름다운 산이 펼쳐지는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지구의 대표 탐방코스다. 완만한 경사와 계곡으로 이뤄져 있어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가볍게 등산하기에 좋다. 수통골 주차장에서 수통폭포, 화산계곡, 금수봉삼거리를 거쳐 금수봉을 돌아본다. 총 3.2km 구간으로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수통골 2코스는 수통골지구의 주요 봉우리 3개를 모두 돌아 볼 수 있는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지구의 대표 종주 코스로 수통골 주차장에서 도덕봉, 도덕봉 능선, 금수봉삼거리, 금수봉, 빈계산을 도는 탐방코스다. 총 9km, 5시간 30분 소요. 수통골과 계룡산의 아름다움을 여러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다.

도심에서 가까운 국립공원 중 하루 일정으로 주요 봉우리를 능선을 따라 일주하는 종주 코스중 적당한 난이도와 거리를 갖고 있다. 가벼운 종주산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송현철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장은 "대전과 계룡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는 계곡, 휴양림, 캠핑장 등 멋스러운 거리두기 여행지가 많다"며 "수도권에서 가까워 하루코스 가족여행지로 큰 부담 없이 알차게 즐기다 갈 수 있다"고 추천했다.

수통골을 둘러본 뒤 보훈둘레길을 찾았다. 보훈둘레길은 국립대전현충원을 조금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빨강길·주황길·노랑길·초록길·파랑길·쪽빛길·보라길 7개 코스로 무지개 빛깔이다. 빨강길을 시작으로 7코스를 다 돌면 대전현충원을 한 바퀴 걷는 셈이다. 거리는 약 10km 정도다. 30여년 수령의 숲길과 흙길을 3시간 남짓 걸으면 완주할 수 있는 곳으로, 중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쉬엄쉬엄 걷기 좋다. 그 중 노랑길은 순환길이기 때문에 한 바퀴를 다 돌고 초록길로 넘어가거나 반만 돌고 초록길로 빠지는 방법이 있다. 둘레길을 걸으며 일제침략에 저항한 애국지사부터 6.25 전쟁 때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 타인을 구하려 희생한 의사자의 묘역도 살펴본다. 둘레길 초입에는 '미카 129호 증기기관차'가 여행객을 맞는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제24사단장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 투입된 기관차다. 낮은 언덕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메타세쿼이아 길과 보훈샘터, 현충원 전망대 등으로 이어진다. 대전 유성구 계룡로에 위치한 국립대전현충원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곳으로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장군, 일반, 장교, 사병, 경찰관 묘역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참배를 드리는 현충탑과 현충문, 영결식과 호국영화 상영을 위한 현충관, 각종 호국사진과 유품을 전시한 호국관, 군 전투 장비를 전시한 야외전시장이 있다.

생태문화체험을 하기 위해 금강로하스 에코파크로 향했다. 지난 2014년에 개장한 금강로하스 에코파크는 생태학습쉼터, 문화예술쉼터, 전망대, 강변산책로 등을 갖춘 생태 문화 체험공간이다. 에코파크는 폐 취수장이었던 2개동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지상 2층 규모의 타워1은 휴게쉼터 및 옥외 전망대, 스카이워크로 새롭게 단장했다.
지상 1층 규모의 타워2는 1층엔 생태·문화체험공간과 전시관 및 휴게쉼터를, 옥상엔 야외 전망대를 설치했다. 공원 내에는 카약·레프팅·웨이크보드 등의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강변자전거 및 산책로인 로하스 해피로드를 따라 대청댐까지 다녀올 수 있다. 로하스해피로드는 2009년 11월 금강변에 조성되었으며 한층 넓어진 수변보행테크와 자전거길 및 각종 공원 등이 조성되어 신탄진부터 대청댐까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금강변을 걸을 수 있는 산책길과 자전거 길로 유명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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